리디아 고(24·뉴질랜드)가 ‘월드 클래스’다운 뒷심을 발휘했다. 1일 경기 포천 아도니스CC(파71)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6개를 몰아쳤다. 중간합계 7언더파, 공동 8위로 단숨에 30계단 뛰어오르며 우승 경쟁에 가담했다.
하지만 올 시즌 그는 골프 천재의 귀환을 알렸다. 지난 4월 롯데 챔피언십 우승을 시작으로 상승세를 탔다. 메이저대회인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공동 6위, 스코티시 여자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했고 도쿄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2회 연속 올림픽 메달리스트로 등극했다.
리디아 고의 고국 방문에 골프 팬들은 열광했다. 1라운드에서는 컨디션이 완전치 않은 탓에 이븐파로 다소 아쉬운 경기를 펼쳤다. 자칫 커트 통과도 어려워질 수 있는 스코어였다.
그렇지만 모두 기우에 불과했다. 골프 천재의 뒷심은 역시 남달랐다. 전날 일몰로 미뤄진 1라운드 잔여 경기에서 버디 1개를 잡아내며 시동을 걸었다. 이어진 2라운드에서는 압도적인 경기력을 펼쳤다. 경기 전반 파 세이브를 이어가다 5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냈다.
리디아 고의 진가가 발휘된 것은 이날 후반전에서다. 후반 첫 홀인 10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으며 산뜻한 시작을 알렸다. 14번홀(파5)에서는 LPGA 톱 랭커의 수준을 보여줬다. 세 번째 샷으로 그린 언덕을 공략했고, 공은 백스핀으로 경사를 타고 홀 한뼘 거리에 바짝 붙었다. 리디아 고는 이 홀에서 그림 같은 버디를 시작으로 4개 홀 연속 버디를 잡아냈다. 이날 하루에만 잔여 경기를 포함해 총 8개의 버디를 낚아낸 셈이다.
이날 경기에서는 이소미(22)가 중간합계 10언더파로 단독 선두에 올랐다. 호주 동포 이민지(25)와 이다연(22)이 9언더파로 공동 2위로 추격 중이다. 지한솔(25) 정윤지(22) 성유진(21)은 8언더파로 우승 경쟁에 가담했다. 올 시즌 6승을 거둔 박민지(23)는 커트 통과에 실패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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