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 우승 뒤엔 국산 샤프트 '탱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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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10-01 18:06   수정 2021-10-02 01:30

최경주 우승 뒤엔 국산 샤프트 '탱크'

“평소 품질만큼은 확실했기에 망설임 없이 ‘자신있다’고 외쳤죠.”

국산 샤프트 제조업체 델타인더스트리의 박용관 대표(사진)는 최경주(51)와의 첫 만남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실전에서 사용할 샤프트를 제작해줄 수 있느냐”는 최경주의 질문에 박 대표가 내놓은 답이었다. 1일 경기 김포의 회사에서 만난 그는 “국산이 더 외면받는 국내 골프산업에서 30년 가까이 생존할 수 있었던 건 품질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델타인더스트리는 지난주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니어 무대인 챔피언스 퓨어 인슈어런스 챔피언십 우승자 최경주의 숨은 조력자다.

‘코리안 탱크’로 불리는 최경주는 델타인더스트리가 생산하는 ‘탱크’ 샤프트를 드라이버와 우드, 유틸리티에 장착하고 전쟁터로 향했다. 페블비치의 강한 바람을 뚫고 13언더파를 적어내 우승했다. 최종라운드 페어웨이 안착률은 92.86%. 페어웨이를 딱 한 번 놓쳤다. ‘탱크 듀오’가 한국인 최초의 PGA투어 챔피언스 우승을 합작한 순간이었다. 최경주는 “10년간 우승이 없어 골프를 그만해야 하나 고민했는데 탱크 샤프트를 만나 우승했다”며 웃었다.

델타인더스트리는 골프용품 업계에선 꽤 알려진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다. 일본의 유명 샤프트 브랜드 아치(Arch) 등 여러 브랜드에 제품을 납품한다. ‘탱크’라는 자체 브랜드 샤프트도 만드는데, 이 제품을 최경주가 쓴다. 박 대표는 “탱크는 10여 년 전 상표 등록한 브랜드로, 최경주 프로와의 협업을 의식하고 지은 이름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최경주와 박 대표는 지난해 사석에서 우연한 기회에 처음 만났다. 두 사람을 잘 아는 지인이 “한국산 탱크끼리 만나야 한다”며 마련한 자리였다. “탱크 샤프트의 원래 이름은 엑셀시오르(excelsior)였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읽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어려워서 다들 새로운 이름을 지어야 한다고 해 고안해낸 게 ‘탱크’였어요. 그런데 정말 최경주 프로와 함께 일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지난해부터 탱크 샤프트를 장착한 최경주는 올초 새로운 용품사와 계약할 때도 샤프트는 델타인더스트리 제품을 사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처음엔 드라이버에만 탱크 샤프트를 연결했다가 궁합이 잘 맞아 우드와 유틸리티에도 적용했다. 최경주는 “탱크 샤프트를 낀 뒤 볼 컨트롤이 더 쉬워졌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최근에는 최경주가 직접 개발에 참여한 ‘K-Shaft TANK by KJ Choi’ 모델을 선보였다. 최경주의 샤프트라는 입소문을 타면서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0% 늘었다고 한다. 이번 우승으로 인기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김포=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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