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년 4억원에 취득한 다가구주택을 2019년 배우자와 자녀들이 상속받은 사례를 살펴보자. 배우자는 해당 주택에 같이 살았지만 자녀는 별도세대이고 협의분할로 자녀가 주택을 상속받았다. 2019년 당시 주변 시세는 12억원 정도였지만 공시가격은 8억4000만원가량이었다. 공시가격 기준으로는 상속공제액 10억원이 넘지 않기 때문에 신고하지 않았고 상속세도 내지 않았다. 올해 15억원에 팔게 됐는데 양도차익은 6억6000만원으로 양도세는 2억4000만원이 나왔다.
만약 2019년 상속 시점에 감정평가 등을 통해 시세인 12억원에 상속신고를 했다면 양도세가 크게 줄어든다. 다른 재산이 없었다고 가정할 때 상속세는 12억원에서 공제액 10억원을 뺀 과표 2억원에 대해 3000만원 정도를 내면 된다. 양도세는 3억원의 양도차익에 대해 부과돼 9300만원 정도를 내면 된다. 상속세와 양도세를 합친 금액이 1억2300만원으로 신고하지 않았을 때 내야 할 양도세보다 1억1700만원 적다.
이정섭 이정섭세무회계사무소 대표는 “일선 세무서에서는 상속세를 신고하지 않은 경우 상속세가 나오지 않는 범위라면 굳이 거래 당시의 시가를 찾는 대신 현재 시가 대비 30~50% 낮은 공시가격으로 결정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며 “세무서에 확인해 아직 결정하기 전이라면 기한 후 신고를 통해 당시 시세로 상속재산을 신고하고 이를 바탕으로 양도소득세를 신고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다만 양도세는 양도차익을 기준으로 부과되지만 상속세는 공제한도를 웃도는 상속재산 전체에 대해 과세표준을 설정한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세율은 양도세가 높더라도 세금을 적용하는 과표 자체는 상속세 쪽이 클 수 있는 것이다. 각자 사정에 맞춰 세무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
1주택자가 집을 상속받아 2주택자가 됐다면 상속주택 특례를 적용받아 원래 보유한 기존 주택을 처분하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상속받은 주택을 먼저 팔면 과세되지만 5년 이내에 처분하면 중과세가 아니라 일반과세에 따른 세금만 내면 된다. 하지만 5년을 넘기게 되면 상속받은 주택도 중과세를 적용받는다.
피상속인 사망 시점의 부동산과 금융재산만 살펴보고 상속세가 나오지 않는다고 생각해 상속세 신고를 하지 않는 것은 위험하다. 상속개시일을 기준으로 10년 이전의 계좌거래내역을 세무서에서 모두 분석해 사전 증여한 내역이 있으면 상속 재산에 합산하기 때문이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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