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공급부족 심화"…韓·中·日 웨이퍼 증설 경쟁

입력 2021-10-04 18:11   수정 2021-10-05 01:20

“웨이퍼 공급 부족 시대가 도래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가 지난달 27일 낸 보고서에서 내린 진단이다. 칩 수요 폭증과 반도체 업체들의 증설로 인해 웨이퍼 수급이 빠듯해지자 한·중·일 삼국 간 증설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일 외신에 따르면 중국의 상하이신성반도체는 현재 25만 장인 실리콘 웨이퍼 월 생산능력을 2025년까지 100만 장으로 4배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국가 차원에서 웨이퍼 산업에 적극적이다. 수년 내 생산량에서 일본을 제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태양광 실리콘 웨이퍼에서 쌓은 노하우를 반도체 웨이퍼에 활용하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웨이퍼 전통 강자인 일본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세계 2위 웨이퍼 제조업체인 일본의 섬코는 2287억엔(약 2조4404억원)을 투자해 300㎜(12인치) 웨이퍼 생산라인을 증설하겠다고 발표했다. 2023년 첫 양산을 시작해 2025년 전 라인 가동에 들어갈 방침이다. 이미 증설 분량에 대해 5년간 공급 계약을 마쳤다. 세계 1위인 일본의 신에츠도 증설을 검토 중이다. 두 업체의 시장점유율은 전체의 절반이 넘는다.

세계 5위이자 국내 유일 반도체 웨이퍼 업체인 SK실트론은 ‘양보다 질’을 앞세웠다. 최근 미국 미시간주에 실리콘카바이드(SiC) 생산시설을, 충북 청주에는 12인치 에피텍셜 웨이퍼 생산시설을 짓기로 결정했다. 모두 첨단 반도체에 쓰이는 고가 웨이퍼다. 2019년까지 한 자릿수대였던 SK실트론의 웨이퍼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13%로 4위 업체인 독일 실트론과 대등해졌다.

당분간 웨이퍼 수급난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와 메모리 할 것 없이 웨이퍼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대부분 사업장이 완전 가동 중인 데다 삼성전자, 인텔, TSMC,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기업이 모두 증설을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세계반도체장비협회(SEMI)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세계 실리콘 웨이퍼 출하량은 35억3400만 제곱인치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1분기(33억3700만 제곱인치)에 올린 최대치 기록을 한 분기 만에 갈아치웠다. SEMI 측은 “올해 상반기만 해도 8인치 웨이퍼만 품귀였지만 이제는 모두 구하기 어렵다”며 “내년부터 수급난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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