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누피라비르, 시장 판도 바꾸나”… 비코로나株에 주목할 때

입력 2021-10-05 15:17   수정 2021-10-14 07:07

먹는(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등장이 가시화되면서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당분간 비(非) 코로나 관련주에 관심을 가지란 권고다.

‘몰누피라비르’의 긍정적 임상 3상 중간결과를 발표한 지난 1일(현지시간), MSD의 주가는 8% 급등했다. 증가분만 160억달러(약 19조원)에 달해, 시가총액이 2000억달러(약 237조원)를 넘어섰다.

반면 경증에 사용되는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출현에 대한 우려로 백신 관련주는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MSD의 몰누피라비르가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5일 외신 등에 따르면 MSD는 몰누피라비르의 전체 임상 결과를 조만간 발표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긴급사용승인(EUA)을 신청할 예정이다. 몰누피라비가 승인받으면 최초의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가 된다.

증권가는 몰누피라비르의 출시가 멀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병원 포화를 막고 병상 확보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미국 정부가 신속히 긴급사용승인을 내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구용 치료제는 병원이 아닌 집에서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위드 코로나' 및 경제활동 재개(리오프닝)를 이끌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고 있다.
몰누피라비르, 입원 및 사망률 절반 감소
몰누피라비르의 코로나19 경증 및 중등증 임상 3상 중간결과, 입원 및 사망 위험이 50% 감소했다. 1550명 대상 3상에서 775명을 분석한 결과다.

몰누피라비르 투여군의 투여 후 29일 내 입원율은 7.3%로 위약군(14.1%) 대비 절반이었다. 사망자는 한 명도 없었다. 위약군에서는 8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MSD는 감마 델타 뮤 변이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MSD는 긍정적인 중간결과에 힘입어 3상을 조기 종료했다.

MSD는 몰누피라비르로 의료 여건이 부족하고 백신 조달이 원활하지 않은 개발도상국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비입원환자, 외래환자를 대상으로 집에서 투약할 수 있는 경구용 약물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허 연구원은 “개발도상국에서 백신 조달 어려움이 지속될 경우 경구용 치료제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MSD는 지난 4월 인도의 5개 복제의약품(제네릭) 생산기업과 협약을 맺었다. 인도 등 100여개 저소득 국가에 몰누피라비르를 공급할 예정이다. 지난 6월 미국 정부와는 몰누피라비르 170만명 치료분에 대해 약 12억달러(약 1조4237억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후발주자 진입 어려울 것
몰누피라비르가 연내 출시되면, 당분간 시장의 관심은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사로 쏠릴 것이란 예상이다.

김정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로슈가 신종 인플루엔자의 경구용 치료제 타미플루를 출시하면서 새로운 해법을 제시한 것처럼, 코로나19 극복에도 경구용 치료제가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글로벌 개발사는 MSD 로슈·아테아 화이자 등이다. MSD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곳은 로슈다.

로슈는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AT-527)의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AT-527은 로슈가 지난해 10월 아테아 파마로부터 3억5000만달러(약 4155억원)의 계약금을 지급하고 확보한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이다. AT-527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복제를 막는 기전이다. 현재 진행 중인 220명 규모의 2상 및 1400명 규모의 3상 결과는 연내 공개될 예정이다.

화이자의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파이프라인(PF-07321332)은 바이러스의 복제를 위해 필요한 효소인 ‘프로테아제’를 억제한다. 현재 임상 2·3상을 진행 중이다.

김정현 연구원은 “지난달 2·3상에 들어가 올 가을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결과가 긍정적일 경우 연내 긴급사용승인 신청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대웅제약과 신풍제약 등이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의 임상 3상을 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코비블록’으로 지난 1월 임상 3상을 개시했다. 신풍제약은 ‘피라맥스’로 지난 8월 임상 3상에 돌입했다. 동화약품은 후보물질 ‘DW2008S’를 기반으로 지난달 임상 2상 첫 투약을 시작했다. 진원생명과학과 크리스탈지노믹스도 코로나19 치료제를 경구용으로 개발 중이다. 뉴지랩파마는 ‘나파모스타트정’ 글로벌 임상 1상을 마치고 2상 진입을 준비 중이다.

앞으로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분야에서 후발주자의 진입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허 연구원은 “MSD는 지난해 10월 775명 대상 경구 투여를 시작해 임상에 10개월이라는 긴 시간이 소요됐다”며 “후발 주자들의 시장 침투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非코로나에 주목해야
MSD가 3상 결과를 발표한 지난 1일 코로나19 백신 및 주사형 치료제 종목은 일제히 하락했다. 항체 치료제 개발사인 리제네론은 5.7% 급락했고, 비어 바이오테크놀로지도 21.1% 빠졌다. 모더나(-11.4%), 바이오엔테크(-6.7%), 노바백스(-12.2%) 등 백신 기업의 주가도 약세를 보였다.

국내 상황도 녹록지 않다. 대표적인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사 셀트리온은 이날 오후 3시 기준 주가가 12.3% 급락하고 있다. 셀트리온제약, 셀트리온헬스케어도 각각 9.86%, 12.84% 빠졌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9.14% 하락세다.

경구용 치료제의 등장으로 백신 및 중증 주사형 치료제의 수요가 감소할 것이란 우려가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백신 위탁생산(CMO) 기업도 동반 하락 중이다. 얀센 백신의 CMO 가능성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GC녹십자는 14.51%, 모더나 mRNA 백신 기대가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7.43% 급락세다. 반면 지난해 MSD의 백신 7종의 국내 유통 계약을 맺은 HK이노엔은 몰누피라비르 국내 유통 기대감으로 27.05% 급등하고 있다.

시장의 관심이 경구용 치료제에 쏠리면서 백신 및 주사형 치료제 기업들의 주가는 당분간 부진을 면할 수 없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대신 비코로나 분야인 순수 바이오기업에 관심을 가지란 권고다.

허 연구원은 “위드 코로나로 코로나19 이외의 임상이 재개됨과 동시에 우호적인 신약 영업 환경, 대면 학회 재개, 기술이전 논의 증가 등이 긍정적 요인”이라고 했다.

다만 국내 제약·바이오 업종의 단기 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봤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주목받았던 만큼 리오프닝 가능성이 커질수록 하락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이후 임상 결과 발표와 기술이전 가능성으로 순수 바이오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허 연구원은 “내달 열리는 미국면역암학회(SITC)에서 네오이뮨텍(Reg.S)의 임상 2a상, 엔케이맥스의 1·2a상 결과가 발표된다”며 “12월에는 혈액항암학회(ASH)에서 녹십자랩셀·아티바의 1·2상 중간 결과가 발표될 것”이라며 이에 주목하라고 주문했다.

이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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