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큰 장 선다"…'야놀자·하나투어' 전격 동맹에 '발칵'

입력 2021-10-06 17:06   수정 2021-10-07 00:36


숙박 플랫폼 1위인 야놀자와 여행업 1위인 하나투어가 해외여행 서비스 ‘동맹’을 맺는다.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와 함께 열리는 해외여행 시장 선점을 위한 공격 행보다. 해외 자유여행 플랫폼 구축이라는 청사진을 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카카오, 쿠팡 등 대형 플랫폼도 여행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어 국내 OTA(온라인트래블에이전시) 시장 주도권 다툼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공동 전선 펴는 여행·숙박 1위
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야놀자와 하나투어는 지난달 전략적 제휴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하나투어가 기획한 해외여행 상품을 야놀자에 단독 공급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보기술(IT)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공동 투자도 할 계획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관계 진전에 따라 양사 간 지분 교환까지 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양사 제휴는 1등끼리의 연합이라는 점에서 국내 여행산업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코로나19 이후 여행업은 ‘리부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업계 1위인 하나투어조차 올 상반기 영업수익(매출)이 158억원에 불과했다. 변화한 해외여행 환경에 대한 대비 수준이 향후 시장 주도권을 가늠하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나투어는 쇼핑·변두리 호텔·한식 등을 강제하지 않는 ‘3무(無)’ 해외여행 패키지를 개발하는 등 변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존 대리점망을 통한 판매 전략도 대폭 수정하고 있다. 자체 앱을 업그레이드하는 동시에 야놀자라는 대형 온라인 플랫폼에 올라타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야놀자는 국내에 한정돼 있는 영역을 해외로 확장하기 위해 ‘실탄’을 쏟아붓고 있다. 하나투어와의 제휴는 글로벌 OTA로 전환하기 위한 첫 번째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해외여행 상품 기획은 네트워크 구축과 비용 측면에서 진입장벽이 매우 높은 영역”이라며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디지털에 강점이 있는 야놀자가 취약점인 상품 공급을 하나투어와의 협업으로 해결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손정의 사단’ 야놀자의 광폭 행보
여행 및 플랫폼 업계에선 소프트뱅크비전펀드로부터 2조원을 수혈받은 야놀자가 본격적으로 여행업에 뛰어들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 측은 야놀자의 영역을 호텔 예약뿐 아니라 모빌리티·공연·액티비티·식당예약·콘텐츠 등으로 확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손 회장이 공언한 대로 야놀자가 쿠팡처럼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해 8조~9조원의 가치를 인정받으려면 글로벌 여행 플랫폼으로 도약해야 한다”며 “하나투어와의 제휴로 국내 아웃바운드(한국인 관광객의 해외여행) 시장을 우선 잡고, 인수합병(M&A)을 통해 동남아시아 등 해외로 영토를 넓히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야놀자는 대규모 투자금을 무기로 최근 3년간 13건의 M&A를 단행했다. 동남아시아 호텔 체인 젠룸스, 호텔 자산관리시스템(PMS) 분야 글로벌 2위인 인도 이지테크노시스 등이 야놀자 쇼핑 목록에 포함됐다. IT업계 관계자는 “야놀자는 전 세계 2, 3성급 호텔과 모텔을 연결하는 글로벌 숙박 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해 IT 인프라를 구축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국내 OTA 시장 무한경쟁 ‘돌입’
위드 코로나 시대 여행업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숙박 플랫폼 2위인 여기어때는 최근 모두투어 등 기존 여행업체에서 이탈한 인력을 대거 채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여기어때는 자체적으로 여행 상품을 개발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고 전했다.

2019년 현대카드 여행사업부에서 분리 독립한 여행사 타이드스퀘어를 인수한 카카오도 여행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타이드스퀘어는 전 세계 항공사 항공권을 발권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진 BSP(항공권 직접발권) 여행사”라며 “카카오도 여행 상품을 중개하는 형태가 아니라 자체 여행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카카오가 최근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직면해 있어 당장 여행업을 확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네이버, 쿠팡, 마켓컬리 역시 여행 비즈니스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네이버는 윙버스라는 여행정보 서비스를 운영하다 중소 여행사들을 고사시킨다는 비판에 직면하자 사업을 중단했다. 하지만 최근 다시 여행사 상품을 입점시키는 방식으로 여행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쿠팡 트래블’과 ‘컬리 트래블’도 다크호스로 꼽힌다. e커머스 업체 관계자는 “여행 상품은 트래픽을 끌어올릴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 중 하나”라면서 “다만 일반적인 상품 판매와 달리 여행 같은 서비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많을 수밖에 없어 쿠팡 등이 여행 상품 중개 판매를 얼마나 확대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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