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쿼트로 인생 바뀌었다…몸매·체력, 멘털까지 으뜸

입력 2021-10-07 17:00   수정 2021-10-18 16:22


건강미 넘치는 탄탄한 몸매, 맨몸으로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운동 콘텐츠, 지루할 틈 없이 공백을 채우는 말솜씨. 구독자 105만 명의 유튜브 채널 ‘힙으뜸’을 운영하는 유튜버 심으뜸 씨(31)의 인기 비결이다. 하지만 그가 사람을 끄는 진짜 힘은 ‘긍정적 에너지’에서 나온다. 그의 영상엔 “으뜸님은 매일 행복해 보여요” “오늘도 긍정의 에너지 받아가요” 같은 댓글이 자주 달린다. 운동을 따라 하지 않고 영상을 보기만 해도 힘이 난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서울 봉천동 사무실에서 만난 심씨는 “목표지향적인 사람이 아니어서 구독자 200만, 300만 달성 같은 목표는 없다”며 “다만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력, 선한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최근 《으뜸체력》(다산북스)이란 책도 냈다. ‘인생의 번아웃에 지지 않는 힘’이란 부제가 달린 에세이다. 그는 “글로도 사람들에게 작은 에너지를 줄 수 없을까 생각하던 차에 출판사에서 연락이 와 책을 쓰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람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주고 싶다는 그의 소망이 겉치레가 아닌 것은 그의 삶이 말해준다. 그는 어릴 적 병약한 아이였다. 2.2㎏으로 태어나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해 쌍둥이 동생과 함께 인큐베이터에서 한 달을 보냈다. 선천적으로 장이 약했고 면역력도 낮았다. 기관지도 좋지 못해 신생아 때부터 폐렴과 장염을 달고 살았다. 1주일에 서너 번은 병원에 가야 했고, 학창 시절엔 항상 키가 작은 편에 속했다. 그는 “개근상은 받아본 적이 없고, 수업을 빠지고 보건실에 누워 있을 때가 많았다”며 “뇌수막염을 두 번 앓았는데 한 번은 어찌나 심했던지 지금도 그때의 통증이 생생하게 떠오를 정도”라고 말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운동 신경은 정말 좋았다. 운동을 좋아하기도 했다. 초등학교 땐 육상부, 중학교 때는 펜싱부에 들어오란 제의를 받았다. 하지만 딸을 걱정한 부모님이 반대했다. 그러다 고3 때 다시 한번 제의가 왔다. 그의 운동신경을 눈여겨본 체육 선생님이 체육대 진학을 권했다. “진로 문제로 고민하던 때라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어요. ‘너라면 무조건 가능성이 있다’는 말씀에 용기를 냈죠.”

운동을 시작하면서 늘 하얗게 질려 있던 얼굴에 혈색이 돌기 시작했다. 1년 내내 달고 살던 감기도 뚝 떨어졌다. 그렇잖아도 밝은 성격이 더 밝아졌다. 동덕여대 체육학과에 들어간 뒤로도 운동을 멈추지 않았다. 입시를 준비할 때보다 더 열심히 운동했다. 심씨는 “더는 아프기 싫다는 마음이 강했다”고 설명했다.

시련은 또 한번 찾아왔다. 2012년 여름, 친언니와 미국 여행을 하던 중 교통사고를 당한 것. 졸음운전 탓이었다. 차가 몇 바퀴 굴렀다. 정신을 잃고 헬리콥터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졌다. 오른쪽 손등의 네 번째와 다섯 번째 뼈가 부러졌다. 목을 가눌 수 없었고 눈동자를 좌우로 굴리는 것만으로 머리가 깨질 것만 같았다. 비싼 의료비 탓에 귀국해서 정밀검사를 받아보니 경추 1번 인대가 위험할 정도로 찢어져 있었다. 목뼈는 모든 구간에 걸쳐 디스크 진단을 받았다. 다시 어릴 적 아픈 몸으로 돌아간 것 같아 절망했지만 마음을 다잡았다. 1년을 재활 치료에 매달렸다. 필라테스 강사 자격증도 그때 땄다.

“한 번 죽었다가 두 번째 인생을 사는 거죠. 아침에 눈을 뜰 수 있는 게 지금도 감사해요.”

‘모두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들자’는 게 그의 사명감이 됐다. 잘나가는 필라테스 강사에, 피트니스 선수로 대회 1등까지 한 심씨가 2018년 3월 유튜브 방송을 시작한 이유다. 그에게 운동의 목적은 멋진 몸매를 만드는 게 아니라 몸과 마음의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영상엔 과한 운동이 없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다. 견갑골은 날개뼈로, 대둔근은 엉덩이 근육으로 바꿔 부른다. 그는 “부모님 또래인 50~60대 분들도 운동 영상 보고 건강해졌다고 댓글을 많이 남기는데 그걸 보면 울컥하기도 하고 힘을 얻는다”고 했다. 남들과 비교하지 말라는 얘기도 잊지 않는다. 몸매뿐만 아니라 마음도 마찬가지다.

“저도 매일매일 행복하지는 않아요. 시청자들은 저를 24시간 관찰하지 않으니 모르시겠지만, 저도 컨디션이 안 좋고 우울할 때가 있죠. 그럴 땐 유튜브 방송이나 소셜미디어를 하지 않고 쉬어요. 그 상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중요합니다. 우울하고 힘든 상황을 거짓으로 덮으려고 하면 부정적인 에너지가 더 커지는 것 같아요.”

운동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는 “어려운 운동이 아니어도 좋고, 많이 할 필요도 없다”며 “단 10분, 10분이 어렵다면 1분이라도 좋다”고 했다. 어떤 운동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매일 10분씩 스쿼트만 해도 몸이 바뀌는 걸 느낄 수 있을 거라고 강조했다.

심씨는 “나이가 드는 게 무섭지 않다”고 했다. 건강한 삶을 유지할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40~50대에 어떤 삶을 살고 있을지 떠올려 보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나이가 들어서도 정신이 없겠죠? 여력이 된다면 그때 또 삶을 돌아보는 에세이를 써보고 싶어요.”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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