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가 고급?…한글 실종된 아파트명에 '세종대왕이 운다'

입력 2021-10-09 11:16   수정 2021-10-09 13:51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한 지 575년인 한글날을 맞이했지만, 아파트에서 우리말을 찾아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대부분의 이름이 영어로 이뤄져 있으며 심지어 올해 시공능력평가 상위 50위 안에 드는 건설사 중 주택 상표에 애칭을 포함해 순우리말만 사용하는 곳은 한 곳도 없다.

부영주택의 경우 '사랑으로'라는 아파트 상표로 순우리말을 사용하고 있지만 동시에 '애시앙'이라는 한자 주택 상표를 보유하고 있다. 금호건설과 코오롱글로벌도 각각 '어울림', '하늘채'라는 상표에 더해 '리첸시아', '더 프라우'라는 외국어 아파트 상표를 사용 중이다.

그 외 대형 건설사의 아파트 상표는 모두 외국어로 이뤄져 있다.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의 프리미엄 상표 '디 에이치', 삼성물산의 '래미안', GS건설 '자이', 포스코건설 '더샵', 대우건설 '푸르지오', 롯데건설 '롯데캐슬', 대림산업 'e편한세상'이 대표적이다.


중견 건설사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호반건설의 '호반써밋'과 '베르디움', 두산건설 '위브'와 '더 제니스', 우미건설 '린', 쌍용건설 '더 플래티넘'을 비롯해 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휴먼시아', '안단테'라는 외국어 상표를 사용하고 있다.

19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지역이나 건설사 이름을 딴 우리말 상표의 아파트가 많았다. 하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외국어 상표 아파트가 등장했고 이러한 추세가 굳어졌다.

최근에는 시공사가 단지명에 주거 단지의 특징을 담은 외국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교육 환경에는 '에듀', 숲은 '포레스트', 공원은 '파크', 친환경은 '에코', 한강 변은 '리버', 호수는 '레이크' 등의 영어 단어를 단지명에 조합해 사용한다.

이를 두고 이은형 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외국어를 사용한 아파트가 고급화, 차별화되고 결국 가격으로 이어진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면서 "순우리말로 된 아파트 이름이 더 선호된다는 조사 결과가 존재하는 만큼 이러한 인식이 점차 바뀔 것을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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