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우 고려대 교수 "매칭이론으로 비효율적인 한국 대입제도 분석"

입력 2021-10-11 18:05   수정 2021-10-12 13:20

‘다산 젊은 경제학자상’을 받게 돼 큰 영광이다. 뛰어난 동료 경제학자들 가운데 수상한 것은 앞으로 연구에 매진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열심히 정진하겠다.

사회현상을 모형으로 분석하고 설명하는 매력에 이끌려 경제학 공부를 시작했다. 공부할수록 의문은 많아지고, 단순하다고 생각했던 경제모형이 어렵고 복잡하게 다가왔다. 의문을 해소하려는 마음으로 대학원에 진학했다.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박사과정을 시작하면서 미시경제학의 한 분야인 시장·제도설계에 관심을 뒀다. 시장은 가격을 통해 재화와 서비스를 분배하는 제도로 생각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가격이 자원 배분을 결정하는 데 충분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 예를 들어 등록금은 학생들이 대학 진학을 결정하는 많은 요소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대학도 등록금만으로 학생을 선발하지 않는다. 미술품과 골동품 거래처럼 구매자·판매자가 충분하지 않으면 균형가격을 쉽게 찾을 수 없는 경우도 많다. 시장·제도설계는 이 같은 상황에서 효율적 자원 배분 방법을 연구하는 분야다.

박사과정에서 비(非)가격 요소를 이용한 자원 배분 방식을 연구하는 ‘매칭이론’과 수요자나 공급자가 많지 않을 경우 자원 배분 및 균형가격을 찾을 수 있는 ‘경매이론’에 대해 공부했다. 매칭이론을 대학입시 문제에 적용해 대학에 대한 학생들의 선호가 불확실할 때 대학은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다른 학교에 중복 합격할 가능성이 있는 우수한 학생을 오히려 선발하지 않을 유인이 있음을 이론적으로 규명했다. 또 경매에서 참가자들이 경쟁 입찰자들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취득해 입찰 전략을 세우는 경우 경매 방법에 따른 효율성과 경매 수입의 관계를 분석했다.

최근에도 대학입시에서 학생들의 대학 지원 및 재수 결정, 경매에서 입찰자들의 정보 취득 문제 등 매칭 및 경매이론에 관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사례를 이론에 대입해 분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의 경제학자로서 한국 경제에 이바지하는 방법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경제학에 관심을 두고 공부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 김선구·이인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님과 박사과정 지도교수인 최연구 교수님을 비롯한 은사님, 김진우·김경민 교수님을 비롯한 국내외 공동연구자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박사과정 졸업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최연구 교수님의 “문제를 분석하는 기법(technique)보다 문제를 이해하는 직관(intuition)을 가르쳐주고 싶었다”는 말씀이 가슴에 깊이 남아 있다. 부족하지만 직관을 가지고 앞으로 좋은 연구를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수상의 기쁨을 사랑하는 나의 가족과 함께 나누고 싶다.

■ 고영우 고려대 교수

△1981년생
△2006년 서울대 경제학부 졸업
△2007~2013년 미국 컬럼비아대 경제학 석·박사
△2013~2021년 한양대 경제금융대학 조·부교수
△2021년~ 고려대 경제학과 부교수
△2018년~ 한국경제리뷰 편집위원
△2018년 한국계량경제학회 ‘김태성 학술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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