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제 나와도 매년 백신 맞아야…코로나 이기려면 '시너지'가 필수"

입력 2021-10-11 17:27   수정 2021-10-19 18:41


지난 1일 글로벌 제약회사 미국 머크(MSD)가 경구형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모더나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먹는 치료제가 나온 만큼 백신 수요가 확 줄어들 것이란 전망 때문이었다. 하지만 모더나 공동 창업자 중 한 명인 로버트 랭거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사진)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절대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랭거 교수는 “백신의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95%여서 그 수요는 계속 늘 것”이라며 “백신을 기피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치료제와 마스크도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여러 시너지를 낼 수 있느냐가 코로나19 극복 여부를 포함해 미래 운명을 가를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MSD가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했습니다. 백신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코로나19의 첫째 방어선은 확실히 백신입니다. 사람들이 처음부터 코로나19에 걸리지 않고 싶어하기 때문에 백신이 중요합니다. 데이터가 확실히 보여주고 있죠. 백신이 코로나19 감염을 95%가량 막아줍니다. 따라서 치료제가 나와도 백신 수요가 줄어들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래도 누군가가 백신을 맞지 않는 경우 다른 방어선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치료제와 마스크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차 방어선인 백신과 2, 3차 방어선인 치료제 및 마스크가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백신만 잘 맞으면 코로나19를 이길 수 있다고 보는 것인가요.

“일단 저도 부스터샷을 맞았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항체와 면역세포는 약해지기 마련입니다. 1년에 두세 번 백신을 맞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죠. 다들 부작용을 염려하는데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에선 부작용이 극히 드뭅니다. 어떤 자료를 봐도 mRNA 백신 부작용은 거의 없는 편입니다. 그래서 코로나19와의 전쟁을 백신으로 이기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현재까진 상황이 괜찮은 편이지만 아직 게임은 완전히 끝나지 않았어요. 계속 경계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가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봅니다. 언젠가 그렇게 될 것으로 믿습니다. 핵심 열쇠가 백신이라고 생각합니다.”

▷백신만으로 코로나19 없는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을까요.

“치료제와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도 중요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2025년 또는 2026년이면 코로나19가 종식된다고 하지만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확실한 건 독감 백신처럼 우리가 매년 코로나19 백신을 맞아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백신 교차 접종도 이론적으론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좀 더 많은 데이터를 봐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두의 미래를 위해 백신 특허를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지금은 백신을 충분히 공급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그런데 단지 백신 특허를 개방한다고 해서 백신 제조 상황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특허를 공개하고 누구나 백신을 만들 수 있다면 몇 가지 문제점이 발생합니다. 우선 제조의 문제입니다. 실제 존슨앤드존슨(J&J)의 자회사 얀센이 백신을 생산하면서 많은 오염이 일어났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발견하고 그곳을 폐쇄시켰죠. FDA 같은 조직이 없었다면 잘못 제조된 백신을 맞아 사망하는 일이 일어났을 겁니다.”

▷특허 공개가 자본주의의 특성과도 맞지 않는다고 했는데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투자자는 돈을 벌어야 합니다. 그들은 모더나에도 투자할 수 있고 페이스북에도 투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백신 특허를 포기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신약이나 백신을 제조하는 데 수십억달러가 드는데 누구도 모더나에 투자하지 않을 것입니다. 투자자는 돈을 잃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모더나 대신 페이스북에 투자하려 할 것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모더나 백신 위탁생산을 시작했는데요. 백신 원액도 생산할 수 있을까요.

“삼성은 확실히 훌륭한 회사입니다. 다만 mRNA 백신을 제조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나노 입자를 만들어 통합하고 품질을 유지해야 합니다. 아무리 훌륭한 회사라도 능숙해지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될 것 같습니다.”

▷모더나 외에도 다른 백신 회사들이 한국 기업에 생산을 맡기고 있는데요. 한국 기업의 강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한국에는 훌륭한 기업과 인재가 많은 것 같습니다. 제 연구실에도 훌륭한 한국인이 많았습니다. 그들은 한국으로 돌아가서 교수가 되거나 한국 기업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암과 루게릭병, 알츠하이머병을 치료하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하고 있죠. 한국 과학자들이 혁신적인 작업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모더나의 신사업을 비롯한 향후 계획은 무엇입니까.

“심장병과 관련한 새로운 치료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개인 맞춤형 암 백신, 다른 질병과 전염병 백신도 개발 중입니다. 효소를 기반으로 희귀병에 대해서도 연구하고 있습니다. 모더나가 진행 중인 여러 연구를 활용해 혼합 백신을 개발할 수 있습니다. 더 많은 코로나19 백신도 준비 중입니다. 특정 변이를 겨냥한 백신 역시 개발하고 있습니다.”

▷모더나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첫째는 mRNA 백신입니다. 세계에서 mRNA 백신을 제조하는 회사는 모더나와 화이자 두 곳뿐입니다. mRNA 백신은 믿을 수 없는 수준인 95%의 예방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다른 종류의 백신 효과는 이보다 떨어집니다. 둘째는 나노 입자입니다. 나노 입자가 없으면 mRNA가 파괴돼 세포에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죠. 모더나가 mRNA 외에도 mRNA를 환자에게 전달하는 나노 입자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시너지가 난다고 생각합니다.”

■ 로버트 랭거

△ 1948년 미국 뉴욕 출생
△ 1970년 코넬대 화학공학과 졸업
△ 1974년 MIT 화학공학 박 사
△ 2003년 세포치료제 업체 퍼바시스 창업
△ 2010년 모더나 공동 창업
△ 2015년 퀸 엘 리자베스 엔지니어링상 수상


워싱턴=정인설 특파원/김우섭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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