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균제·살충제 업체들이 생활화학제품 및 살생물제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화학제품안전법) 규제로 인해 무더기 사업 중단 위기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업체들은 기술적 어려움, 인력 부족 등을 호소하며 규제 기준에 맞추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화학물질등록평가법(화평법),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에 이어 화학제품안전법까지 더해진 ‘화학 규제’ 삼중고로 기업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는 지적이다. 감사원이 신청계획서 미제출 기업을 대상으로 사유를 확인한 결과 응답업체 117개 중 40개(34.2%) 업체가 신청계획서를 제출하고자 했으나 기술적 어려움, 전산상 오류, 기술인력 부족 등의 사유로 제출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45개(38.5%) 업체는 해당 물질의 제조·수입을 포기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감사원은 “화학제품안전법 내용이 어렵고 복잡하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규제 대응을 위한 비용부담이 크고,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수입 지연으로 승인 신청 여부를 결정하기가 어렵다는 의견 제기도 있었다”고 전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대부분 중소기업들이 화학제품안전법 규제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번 감사결과와 관련해 “기업들을 상대로 화학제품안전법 승인절차와 관련한 맞춤형 지원대책을 확대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기존 화관법에 화학제품안전법까지 더해지면서 기업들의 부담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감사원은 “화관법에 따른 화학물질 통계조사를 받는 일부 업체는 생활화학제품 제조·수입 보고제도에 따라 살생물 물질의 명칭과 양 등을 환경부에 보고할 의무도 있다”며 “기업 부담이 가중되고, 정부도 불필요하게 행정력을 낭비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오는 14일부터 화평법에 따라 환경부가 허가물질을 지정할 때 산업계 등 이해관계자 의견수렴 절차가 강화된다. 정부는 12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화평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의결했다. 환경부는 앞으로 허가물질 지정에 앞서 이를 선정·공고하고 허가대상 후보물질별 대체 가능성, 산업계 대응 여건, 시급성 등에 대해 의견을 사전 수렴해야 한다.
연간 1000t 미만으로 제조·수입되는 고분자화합물을 등록·신청하는 경우는 위해성 관련 자료 제출을 생략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생활화학제품 및 살생물제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화학제품안전법)에 따라 살생물 물질 승인을 위해 제출한 자료는 화평법 등록 신청 때 제출을 생략할 수 있다.
임도원/김소현/안대규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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