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르쉐, 에르메스, 루이비통은 누구나 ‘오너’가 되길 꿈꾸는 명품 브랜드다. 하지만 천문학적인 가격 때문에 소수의 선택된 사람만이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이럴 때는 이들 브랜드의 주주가 돼서 회사의 이익과 성장을 공유하는 방법도 있다. 미국 장외 주식시장을 통하면 소액으로도 명품 브랜드의 오너가 될 수 있다.

최근 키움증권은 OTC마켓 모바일 매매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처음이다. 거래량이 많고 시가총액이 높은 422개 종목에 투자할 수 있다. 영웅문G(HTS), 영웅문SG(MTS)를 통해 일반 해외주식처럼 매매하면 된다. 가장 큰 장점은 수수료다. 다른 증권사에서 유럽, 동남아시아, 캐나다 등의 주식을 매매할 때 5만원가량의 최소 수수료가 나온다. 키움 MTS로 OTC마켓 주식을 사면 수수료가 0.07%다. 일반 해외주식과 똑같다. 다만 비대면 계좌를 통해 이벤트(무료)를 신청해야 한다.
OTC마켓은 상장 기업 수 1만1632개, 시가총액은 334억6045만달러(약 40조원)에 이른다. 하루 2조원 정도 거래가 이뤄진다. 이곳에 상장된 기업의 국적만 25개에 달한다. 유럽과 일본뿐 아니라 남미, 동남아시아 등 주요 글로벌 기업에 투자할 수 있다.
업종별 대표 기업으로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 러시아 최대 천연가스 업체 가스프롬 등이 있다. 신재생에너지 대장주인 베스타스윈드시스템과 지멘스가메사에도 투자할 수 있다. 유럽뿐만이 아니다. 파나소닉, 닌텐도, 소프트뱅크 등 일본 주식도 사고팔 수 있고, 텐센트, 비야디(BYD) 등 중국 주식도 거래된다. 거래종목 리스트는 증권사 홈페이지에 공개돼 있다.
장외 주식 투자 시 유의해야 할 점도 있다. 다른 해외주식과 달리 차트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다. 현재 가격과 당일 저가·고가만 볼 수 있다. 과거 주가를 모르고 고가에 투자할 위험이 있다. 고가 매수를 하지 않기 위해서는 구글에 티커명을 입력하고, 과거 시세를 검색하면 된다. 거래량이 많지 않아 매수·매도가 바로 체결이 안 될 수 있다.
OTC마켓에서 텐센트 주가는 59.77달러(9월 30일 종가)다. 파나소닉 주당 가격은 12.43달러, Z홀딩스 주가는 12.82달러다.
주식은 나스닥이나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일반 해외 기업처럼 미국주식예탁증서(ADR)로 거래된다. ADR이란 원주를 현지 은행에 예탁시켜 놓고, 원주를 담보로 미국에서 발행된 주식예탁증서다. 표시 가격은 다르지만 본주와 가치는 동일하다.
LVMH나 에르메스는 OTC마켓에서 티커가 두 개씩 존재한다. 이는 교환비율에 따라 두 가지 ADR을 발행했기 때문이다. 주당 143.28달러인 LVMH 주식 ‘LVMUY’는 원주의 5분의 1 권리를 가진다. ‘LVMHF’는 원주와 동일한 가치를 지닌 주식이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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