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방지 계획서 받으면 뭐하나"…사망자는 제자리

입력 2021-10-14 15:36   수정 2021-10-14 16:19


정부가 '유해·위험방지계획서(계획서)'를 통해 건설업 사망사고를 절반으로 감축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한번도 목표 달성을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획서를 제출하고도 제대로 지키지 못해 발생한 건설업 사망 사건도 올해 상반기에만 31건인 것으로 드러났다. 일각에서는 행정 부담만 늘리고 산재 예방 효과는 적다는 점에서 '계획서 무용론'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14일 박대수 국민의힘 의원이 산업안전보건공단으로부터 제공 받은 자료에 따르면 계획서를 제출한 사업장에서 발생한 사고는 33건이며 사망자도 35명에 이른다. 33건 중 계획서 미준수로 발생한 사고는 31건이다.

유해·위험방지계획서는 건설업 등 사업주가 스스로 사업장 위험 요인을 확인하고 그 위험을 방지할 계획을 담은 것으로, 착공 전 산업안전보건공단에 반드시 제출해야 하는 문서다. 2008년 40명이 목숨을 잃은 이천 냉동창고 화재 참사 이후 도입된 제도로, 현장을 정기 점검하고 필요한 경우 작업 중지 명령 등을 내려 산재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2017년 '산업안전 분야 사망자 절반 줄이기'캠페인의 일환으로 '6대 실행과제'를 제시했다. 이 중 계획서를 제출한 현장을 등급별로 관리해 2017년 사망자 93명을 2023년까지 절반으로 감축하겠다는 방침이었다. 2017년부터 매년 10여명 씩 줄여 2022년엔 46명까지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정부 목표대로라면 올해 사망자는 55명이어야 하지만, 이미 지난 6월 기준으로 35명을 넘어서 올해 목표치 도달은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지난해에는 이천물류창고 화재 참사 등으로 인해 목표 수준 64명을 훌쩍 넘은 109명의 사망자를 기록했다. 계획을 준수한 해는 아직 없다.

이렇게 되니 일각에서는 계획서 무용론까지 나온다. 공단은 지난해 이천 물류창고 참사 현장도 '고위험' 현장으로 판단하고 2019년에 서류심사 두차례, 현장 확인도 네 차례 한 바 있지만 산재를 막진 못했다. 참사 이후 고용부는 계획서가 현장서 제대로 기능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현장모니터링 시스템 강화 △계획서 확인 주기 6개월에서 2개월로 단축 △현장 불시 점검 강화 등 개편에 나섰지만 효과를 보지 못한 셈이다.

박 의원은 "현장에서 제대로 이행도 안되는 계획서가 산재 감축에 도움이 되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 든다" 며 "현장 의견을 반영해 제도 변경을 심각히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