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으로 코로나 판별·홈술 빚는 기계…삼성 사내벤처 출격

입력 2021-10-14 17:01   수정 2021-10-22 19:06


“우리의 이미지 분석 기술을 코로나19 진단에 써보면 어떨까요.”

지난해 4월 최윤호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사장) 주재로 열린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임직원 대토론회’에서 한 직원이 이같이 제안했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진단키트의 결과를 촬영한 뒤 이미지를 분석하면 바이러스가 얼마나 있는지를 수치화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코로나19 신속 진단키트는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지만 결과가 흐릿하게 나타나면 감염 여부를 파악하기 힘들다.

최 사장 등 삼성 경영진은 이 직원에게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C랩 인사이드’에 도전해보라고 격려했다. 아이디어는 ‘디아비전’이란 사내벤처 프로젝트로 구체화됐다. 지난해 삼성의 집단지성 시스템 ‘모자이크’를 통해 열린 토론회에서 제시된 코로나19 극복 아이디어는 디아비전을 포함해 1620건에 달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3일 경기 수원 삼성디지털시티에서 분사하는 스타트업들의 사업 계획을 공유하는 ‘C랩 스핀오프 론칭데이’를 열었다고 14일 밝혔다. 디아비전을 포함한 5개의 코로나19 극복 아이디어가 독립 법인으로 출범하는 자리였다. 최 사장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히 도전하는 데 큰 박수를 보낸다”며 “C랩을 발판 삼아 미래의 삶을 변화시키는 혁신 스타트업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즈앤버즈’는 집에서 술을 빚는 기기로 승부수를 띄울 예정이다. 양조에 걸리는 시간은 7일 이내며 맥주, 막걸리, 스파클링 와인, 벌꿀 술 등 다양한 주종을 만들 수 있다. 재료 키트를 함께 제공하기 때문에 전문지식이 없는 일반인도 손쉽게 ‘홈브루잉’에 도전할 수 있다.

무인 스마트 매장 혁신 솔루션 ‘치즈에이드’도 눈에 띄는 프로젝트다. 매장 내 키오스크나 조명에 간단하게 부착할 수 있는 가시광 통신(LiFi) 송신장치를 활용해 무인 매장을 꾸릴 수 있다. 소비자가 매장에서 스마트폰 앱을 켜면 제품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주문도 가능하다. 맞춤형 족부 보조기(기능성 깔창) 제작 솔루션을 개발한 ‘로고스 바이오일렉트로닉스’, 동작인식 기술 기반의 인공지능(AI) 댄스 학습 플랫폼을 구축한 ‘구스랩’도 이날 독립 스타트업으로 새출발했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독립하는 스타트업을 꾸준히 지원할 계획이다. 초기 사업자금을 투자하고 판로 개척과 해외 시장 진출에도 도움을 줄 방침이다. 본인이 원할 경우 5년 내 재입사도 허용한다. 자신만의 사업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펼쳐보라는 취지에서 파격적인 지원 조건을 내걸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6년간 총 300억원을 투자해 57개 스타트업의 분사 창업을 지원했다. 이들 스타트업의 3년차 생존율은 98%, 5년차 생존율은 65%로 나타났다. 한국 스타트업의 3년 평균 생존율이 40% 안팎인 것과 대조적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하는 스타트업도 여럿 배출했다. 2017년 분사한 AI 피부 분석 서비스 기업 룰루랩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회사는 11개국 100여 개의 해외 오프라인 매장에 진출해 ‘K뷰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8년 8월 ‘경제활성화·일자리 창출 방안’을 통해 향후 5년간 사내 과제(C랩 인사이드) 200개, 외부 스타트업(C랩 아웃사이드) 300개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회사 관계자는 “C랩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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