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구 흑석뉴타운에서 사업 추진이 가장 늦은 흑석1구역이 최근 조합설립 동의율(75%)을 채웠다. 흑석9구역은 시공사 선정 작업에 들어갔고, 공공재개발을 추진 중인 흑석2구역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를 사업 시행자로 지정했다. 지하철 9호선과 인접한 흑석뉴타운에 민간 정비사업과 공공 개발이 속도를 내면서 주변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흑석1구역은 2009년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은 뒤 10여 년간 사업 진행이 이뤄지지 못했다. 사업 규모가 작아 관심이 덜했다. 하지만 흑석뉴타운에 새 아파트가 속속 들어서 대규모 아파트촌으로 변신하면서 뒤늦게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게 됐다. 지하철 9호선 흑석역과 가깝지만 상가가 다수 포진했다는 점은 향후 사업 추진 과정에서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흑석1구역 추진위 관계자는 “오는 12월 조합설립을 위한 총회를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흑석9구역은 지난 7일 시공자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내는 등 시공사 선정 절차에 돌입했다. 이곳에는 재개발을 통해 아파트 1536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이 조성된다. 앞서 흑석9구역은 설계안 등을 둘러싸고 롯데건설과 갈등을 빚은 끝에 지난 4월 시공사 계약을 해지했다. 삼성물산 현대건설 등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수주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흑석동 304 일대(대지 8만9332㎡) 흑석11구역은 3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데 이어 관리처분계획인가 절차를 밟고 있다. 지하철 9호선 흑석역과 4호선 동작역이 가까운 이 단지는 1517가구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시공사인 대우건설은 단지명으로 ‘써밋 더힐’을 제시한 상태다. 흑석11구역 조합 관계자는 “늦어도 내년 초에는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흑석뉴타운은 서초구와 가까운 ‘준강남권’인 데다 한강과 붙어 있어 인기 거주지로 꼽힌다. 아파트값을 주도하는 단지는 2018년 입주한 ‘아크로리버하임’(7구역)이다. 비강남권 일반 아파트 중 전용 84㎡가 처음으로 25억원을 넘긴 단지다. 최근 흑석뉴타운 내 신고가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2012년 입주한 ‘흑석한강센트레빌2차’(6구역) 전용 84.9㎡는 8일 17억원에 매매 계약서를 썼다. 2월 거래(16억6500만원)보다 3500만원 올랐다.
지역 내 숙원사업인 고등학교 신설이 가시화된 것도 호재다. 흑석동에는 중대부고가 1997년 강남구로 이전한 뒤 신설 고등학교가 없었다. 7월 흑석9구역 안에 학교 부지가 마련된 것이다. 향후 통학 불편이 줄어드는 등 주거 환경이 개선될 전망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정비사업이 마무리되면 흑석뉴타운은 1만 가구가 넘는 아파트촌으로 탈바꿈하게 된다”며 “앞으로 노량진뉴타운과 함께 동작구를 대표하는 주거지역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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