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버크셔 해서웨이를 꿈꾼다…'아프리카 이츠' [데이비드 김의 이머징 마켓]

입력 2021-10-18 05:50   수정 2021-10-20 15:02

[편집자주] 한국경제신문의 자본시장 전문매체 '마켓인사이트'는 데이비드 김 노스헤드캐피털파트너스 대표와의 협업을 통해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의 숨은 강소기업을 소개하고, 창업자·최고경영책임자(CEO)와의 인터뷰 대담을 게재합니다.

데이비드 김 노스헤드캐피털파트너스 대표는 투자 전문가이자 인터뷰 고수로도 유명합니다. 전 세계 굵직굵직한 '큰 손'과 투자전문가를 찾아 인터뷰를 진행하고 팟캐스트 채널 'CEO 라운드테이블-브릿징 아시아'와 '아시안 인베스터스'에 게재해오고 있습니다.




초기 스타트업들의 성장을 돕는 글로벌 액셀러레이터(AC)인 플레지(Fledge)는 지난해 투자 지주회사 아프리카 이츠(Africa Eats)를 설립했다. 아프리카 이츠는 플레지의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졸업한 회사 27곳을 거느리고 있다.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 지역의 기아와 빈곤 문제를 해결하는 게 목표다. 이들 27곳 회사는 모두 아프리카 지역 식품·농업 관련 스타트업이다.

아프리카 이츠는 루니 리베스 회장이 이끌고 있다. 루니 회장은 플레지의 창업자이기도 하다. 그는 미국 워싱턴대(UW) 스타트업 지원센터인 코모션에 입주해 있는 스타트업들의 코치이자, 스타트업 가이드북인 '넥스트 스텝' 시리즈의 저자이며, 기업가 정신에 관한 팟캐스트도 운영하고 있다. 스타트업계에 진심이 담긴 열정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그는 아프리카 이츠를 아프리카의 '버크셔 해서웨이'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반갑다. 소개를 부탁한다.
"나는 연쇄 창업가이자 투자자다. 처음 20년 동안은 벤처 규모의 기술 스타트업 창업에 집중했다. 최근 10년 동안은 플레지를 설립하고 영향력 있는 초기 스타트업들을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
플레지에 대해 설명해달라.
"우리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스타트업들은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큰 문제들을 해결하려고 한다. 그저 운이 좋아서 북반구의 중산층 삶을 누리고 있는 우리들을 조금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들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아프리카의 빈곤을 해소하거나 세계 패션 산업이 만든 피해를 줄이기 위해 면화를 재활용할 수 있게 하거나 플라스틱 폐기물을 가치있게 만드는 일이다."
아프리카 이츠는 무엇인가.
"아프리카 이츠의 사업모델은 벤처캐피털, 액셀러레이터, 버크셔 해서웨이를 섞은 것이다. 이 회사는 아프리카에 식량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는 27곳 회사들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투자자로서 우리는 회사 지분을 영원히 소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엑시트(회수)가 목적인 벤처캐피털이나 사모펀드와는 다르다. 무작정 투자기업의 덩치를 키우기보다는 아프리카의 비즈니스 인프라 격차를 메울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들이 있는지를 꼼꼼히 따져보고 있다. 아프리카 이츠를 증시에 상장시키려는 목표도 갖고 있다. 그래야 우리 회사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출구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해 더 많은 회사를 추가할 것이다."
아프리카가 갖고 있는 문제는 무엇인가.
"빈곤 문제도 있지만, 이를 아우르는 가장 큰 문제는 투자 자본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인프라가 전반적으로 부족하다. 전기, 트럭, 저렴한 보험체계 등이 모두 부족하다."
초기 단계 스타트업을 평가할 때 갖고 있는 기준이 있나.
"우리의 투자 기준은 팀 체계, 영향력, 성공 가능성으로 설명된다. 항상 훌륭한 팀이 필요하다. 국가나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끼칠 만한 사업이 있어야 한다. 성공 가능성은 사업 계획을 실행하는 데 필요한 자본의 양으로 평가된다."
아프리카 이츠의 투자기업은 어떤 곳이 있나.
"공통 주제는 식품과 농업이다. 대부분의 회사는 수만 명의 소규모 농부들이 공동으로 재배한 식품을 집적, 가공, 유통한다. 이 일은 농부들이 보통 버는 수입의 2~3배를 제공한다. 빈곤을 감소시킨다. 또 아프리카에서 재배되는 음식의 35~45%가 낭비되고 있는데, 이런 손실을 크게 줄여준다."
가장 최근에 투자한 기업은 어떤 곳이 있나.
"곧 아프리카 이츠가 28번째 회사를 발표하려고 한다. 오바마스토브 케냐(Obamastove Kenya)다. 오바마스토브는 에티오피아에서 가장 큰 요리용 벽난로 회사고, 아프리카 전체로 보면 두 번째로 크다. 아프리카 이츠의 투자기업인 켄코코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오바스토브를 케냐로 데려올 것이다. 켄코코는 코코넛 폐기물을 요리용 연료로 만드는 사업을 하는 회사다. 곧 우리는 케냐에서 제조되고 판매되는 벽난로를 살 수 있다. 그리고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의 54개 국가로 이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 가장 신경쓰고 있는 일은.
"가장 중요한 것은 크라우드 펀딩 캠페인이다. 우리는 최소 투자 금액으로 100달러만 지불하면 전 세계 누구나 투자할 수 있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 성공의 열쇠는 자본이다. 우리는 기관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투자도 있지만, 크라우드 펀딩을 이용하면 대중도 참여할 수 있다."
사업을 아시아로 확장하거나 아시아 투자자와 협력할 계획도 있나.
"아시아 투자자들은 중국과 인도의 폭발적인 성장에 주목해야 한다. 그런데 아프리카의 인구도 10억 명이 넘는다. 아프리카 역시 향후 20년 동안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다. 아시아 투자자들은 아프리카 이츠를 통해 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일단 우리의 사업모델이 증명되고 나면, 우리는 아시아나 라틴아메리카로 무대를 확장할 것이다. 우리는 이미 벤처캐피털이나 사모펀드보다 더 나은 사업모델을 갖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i>데이비드 김 노스헤드캐피털파트너스 대표 & 팟캐스트 'CEO 라운드테이블-브릿징 아시아(CEO Roundtable-Bridging Asia)', '아시안 인베스터스(Asian Investors)' 운영자.</i>
정리=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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