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태양계 탄생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을 것으로 평가받는 목성 소행성 탐사선을 인류 최초로 쏘아올렸다. 우주 탐사에서 미국을 바짝 추격하고 있는 중국은 건설 중인 우주정거장에 두 번째로 유인 우주선을 보냈다. 세계 각국이 우주 개발 예산을 늘려가는 가운데 ‘G2(주요 2개국)’의 우주 영토 쟁탈전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루시호가 12년 동안 총 63억㎞의 대장정에 성공하면 태양계 바깥까지 나갔다가 지구로 돌아오는 첫 우주선이 된다. 이번 탐사에는 9억8100만달러(약 1조1610억원)가 투입됐다. 루시라는 이름은 인류 진화 연구에 기여한 320만 년 전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 화석의 애칭에서 따왔다. 1974년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서 이 화석을 발굴할 때 연구진이 당시 유행하던 비틀스의 노래 ‘다이아몬드와 함께 하늘에 있는 루시’를 많이 들어 이런 이름이 붙었다. 루시처럼 태양계 행성의 기원과 진화 과정을 밝히는 데 기여하기를 바라는 의미를 담았다.
루시호가 탐사할 트로이군 소행성은 목성과 토성 등 외행성을 형성하고 남은 물질이다. 태양계 탄생 이후 45억 년 동안 거의 변하지 않은 원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루시호는 이 소행성들에 약 400㎞까지 근접해 원격 측정 장비로 소행성의 구성 물질과 질량 밀도 크기 등에 관한 자료를 얻는다.
중국은 지난 4월 톈허를 쏘아올린 데 이어 6월에는 첫 유인 우주선 ‘선저우 12호’를 발사해 톈허와 도킹시켰다. 내년 말까지 톈궁 우주정거장 프로젝트를 완성한다는 목표다.
톈궁의 규모는 길이 37m, 무게 90t으로 현재 미국 러시아 등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의 3분의 1 크기다. 2024년 ISS가 운영을 종료하고 나면 한동안 중국 우주정거장이 유일한 우주정거장이 될 전망이다.
중국은 우주정거장 외에 달과 화성 탐사를 잇따라 성공시키며 미국을 추격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달 샘플을 채취했다. 올 5월에는 미국 다음으로 화성에 탐사선을 착륙시켰다. 2030년까지 달 유인기지 건설, 화성 유인탐사 등도 시도할 계획이다.
미국은 근거리 우주 탐사 및 여행은 스페이스X와 블루오리진 등 민간 기업에 맡기는 전략을 유지하다 중국의 추격이 거세지자 지난해 국제 달 탐사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 계획’을 재가동했다. 이 계획의 일환으로 2024년까지 우주정거장 ‘게이트웨이’도 건설할 방침이다. 중국이 유일한 우주정거장을 운영하는 상황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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