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에 지친 그들을 다시 일으켜세운 노래들 [스타트업 비긴 어게인]

입력 2021-10-18 15:14   수정 2021-10-18 15:28

[한경잡앤조이=김철진 프립 매니저] 수년 전 국내에서 큰 인기를 얻은 음악 영화 <비긴어게인>을 기억하시나요. 영화에서 주인공 그레타(키이라 나이틀리)와 댄(마크 러팔로)이 서로의 플레이리스트를 함께 들으며 뉴욕 거리를 걷는 모습이 나옵니다. 두 주인공이 마침내 정서적 교감을 나눈 결정적 장면인데요. 개인적으론 영화 속 가장 아름다운 순간으로 꼽습니다. 누군가의 휴대폰 속에 담긴 플레이리스트를 보는 것은 그런 것 같습니다. 상대의 취향을 통해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을 들여다보는 것 말이죠.



스타트업과 창업자의 스토리를 전하는 홍보담당자로서 창업자들의 플레이리스트도 궁금해졌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전설적인 싱어송라이터이자 노벨상 수상자인 밥 딜런의 가사를 ‘창조적 사고를 끌어내는 주문’처럼 여겼습니다. 1984년 역사적인 첫 매킨토시의 프레젠테이션에서도 밥 딜런의 가사를 사용했죠.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는 미국의 펑크 록 밴드 그린데이의 팬으로 유명합니다. 자신의 결혼식 축가를 그린데이의 보컬 빌리 조 암스트롱에게 부탁하기도 했습니다.

저마다의 철학과 사업모델로 혁신을 만들어가고 있는 4인의 젊은 국내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플레이리스트를 들여다보고자 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뻔한 강의보다 음악을 통해 창업자와 더욱 진솔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플레이리스트를 공유해주신 분들은 ‘집토스 이재윤 대표’, ‘로보아르테 강지영 대표’, ‘누리하우스 백아람 대표’, 그리고 ‘프립 임수열 대표’입니다. 이들과 함께 (1)창업에 영감을 준 노래, (2)어려운 순간에 위로가 된 노래, 그리고 (3)독자 여러분께 추천하고 싶은 노래를 3회에 걸쳐 소개해 드립니다. 먼저 이들이 창업을 시작할 수 있게 영감을 준 노래들은 무엇이었는지 저의 ‘뇌피셜’과 함께 들어 보시죠.



부동산 중개 스타트업 집토스의 이재윤 대표에게 동기부여를 준 노래는 그레이의 '하기나 해 (Feat. Loco)'라고 합니다. 노래가 발매된 2015년 당시 대학생이었던 그는 친구들의 자취방을 구해주기 시작하면서 부동산 사업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5평 남짓의 작은 부동산을 넘어 본격적인 스타트업 창업을 다짐하게 된 것은 이 노래 덕분이었죠. 노래 속 ‘쓸데없는 생각 그만하고 그냥 하기나 해, 뭐든지 걱정만 많으면 잘될 것도 안 되니까‘라는 가사가 일단 뭐든 해보자는 그의 즉흥적인 성격에 불을 지핀 것입니다. 때로는 아무 걱정 없는 마음이 특별한 영감보다 큰 동기부여가 되기도 합니다.



푸드테크 스타트업 로보아르테는 로봇을 통해 치킨의 조리공정을 자동화한 치킨브랜드 ‘롸버트치킨’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창업자인 강지영 대표는 사업을 구상하던 시기에 온통 로봇 생각만 했던 것 같습니다. 그 시절 열심히 들었던 노래조차도 페퍼톤스의 'ROBOT' 이었으니까요. ‘우울증을 위한 뉴테라피 2인조 밴드’라는 수식어를 가진 페퍼톤스답게 은 새벽 공기 같은 상쾌한 사운드와 희망찬 내용의 가사가 담긴 노래입니다. ‘고장난 나의 마음 천천히 또 움직인다, 이게 마지막이라도 좋아 다시 한번 소리친다’며 담백하게 외치는 노랫말에 용기를 얻지 않았을까요? 사실 강지영 대표는 페퍼톤스의 오래된 팬이라고 합니다.



CCM을 들으며 회사의 미션과 철학을 굳건하게 세운 창업자도 있습니다. 누리하우스는 국내 디자인 창작자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역직구, 일명 크로스보더 커머스 플랫폼인데요. 누리하우스의 백아람 대표는 창업 초기에 CCM 듀오 꿈이있는자유의 '소원'이라는 노래를 들으며 자신이 만든 회사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기댈 수 있는 든든한 지원자 역할을 하길 바랐다고 합니다. ‘내가 가는 길만 비추기보다는 누군가의 길을 비춰주겠다’고 다짐하는 노래 내용처럼 누리하우스가 우리나라의 재능 있는 소규모 브랜드와 디자이너가 세계무대에서 주목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 등불이 되길 기대해봅니다.



여가 액티비티 플랫폼 프립을 창업한 임수열 대표가 선택한 노래는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의 OST로 유명한 호세 곤살레스의 'Stay Alive' 입니다. 임수열 대표는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살던 주인공이 모험을 통해 마침내 진짜 삶의 의미를 발견한다는 영화 내용에 감명을 받았다고 합니다. 일상을 벗어난 새로운 경험이 의미 없던 삶을 변화시킨 것을 보고 자신도 창업을 통해 사람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쉽게 누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은 영감을 얻은 것입니다. 그렇게 영화가 개봉되었던 2013년, 프립도 탄생했고 현재까지 약 100만 명의 유저들에게 다양한 여가생활의 즐거움을 전하고 있습니다.



김철진 매니저는 국방부 정훈장교 출신으로 홍보대행사, 헬스케어기업 홍보팀을 거쳐 현재 여가 액티비티 플랫폼 ‘프립’의 홍보담당자로 근무 중이다. 그의 취미로는 음악 취향을 에세이와 함께 나누는 뮤직 큐레이션 뉴스레터 ‘PRIIISM’을 발행 중이다.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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