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계 '슈퍼 을' ASML, 이익률 50% 돌파

입력 2021-10-20 17:50   수정 2021-10-21 10:56

세계 반도체 노광장비를 사실상 독점하며 ‘슈퍼 을’로 불리는 네덜란드 ASML이 3분기 매출 52억유로를 달성하며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1·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매출총이익률 50%를 돌파했다. ASML의 실적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까지 이어지면서 ASML 주가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최근 5거래일 동안 10.47%(75.91달러) 올랐다.
세 분기 만에 지난해 연간 매출 근접

ASML은 올 3분기 매출 52억4100만유로(약 7조1600억원), 당기순이익 17억4000만유로(약 2조3700억원)를 각각 기록했다고 20일 발표했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30%, 전년 동기 대비 32.4% 증가했다. 순이익은 전분기보다 67.6%, 작년 동기 대비 63.8% 늘었다. 매출총이익률은 51.7%에 달했다.

ASML의 매출이 급증한 것은 극자외선(EUV) 장비 덕분이다. ASML은 세계 반도체 노광장비의 90%를 공급하고 있다. 노광이란 빛으로 웨이퍼에 회로를 새기는 공정을 뜻한다. 회로를 미세하게 새길수록 웨이퍼에서 생산할 수 있는 고성능 반도체칩 수가 많아진다.

ASML이 독점 공급하고 있는 EUV 장비는 세계에서 가장 얇게 회로를 새길 수 있다. 회로를 새기는 광원의 파장이 기존 장비와 비교해 14분의 1 수준이다. ASML 매출에서 EUV 장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이번 3분기 54%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절반을 넘겼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반도체 기업 간 미세공정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ASML 매출이 덩달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ASML의 매출은 2016년 68억유로(약 9조2100억원)에서 지난해 140억유로(약 19조원)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135억8400만유로(약 18조5800억원)로 지난해 연간 매출과 비슷하다.
장비 수주액만 62억유로
ASML의 호실적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쇼티지(공급 부족)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서다.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시장에 미국 인텔이 뛰어들어 EUV 장비 확보전도 격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ASML이 올해 4분기 매출을 49억~52억유로(약 6조7000억~7조1000억원), 매출총이익률은 51~52%로 전망한 것도 이 때문이다. 중장기 실적 전망도 좋다.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3분기 예약 매출액(수주잔액)은 62억유로(약 8조5000억원)로, EUV 시스템 29억유로(약 4조원)를 포함한 수치”라고 밝혔다.

ASML의 EUV 독점 공급은 한국 반도체장비 수입국 순위도 뒤바꿨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 들어 3분기까지 네덜란드산 반도체 제조장비 수입액은 46억7788만달러(약 5조5200억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90%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수입액 37억4539만달러(약 5조1200억원)보다도 약 25% 많다. 네덜란드는 2017년까지만 하더라도 한국 반도체 장비 수입 시장에서 미국과 일본에 이은 3위였다. 2018년 2위에 오른 뒤 지난해 1위를 탈취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EUV 장비를 사들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ASML에 따르면 3분기 반도체 장비 매출의 33%를 한국이 차지했다. 이 가운데 절반가량이 EUV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EUV 장비는 1000개 이상의 협력업체로부터 부품을 조달하기 때문에 ASML도 1년에 30~40대밖에 생산하지 못한다”며 “EUV 장비 수요가 늘수록 ASML 몸값도 계속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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