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탄 없는 총이라더니…" 촬영장 총기 사고에 할리우드 '패닉'

입력 2021-10-24 10:34   수정 2021-11-07 00:31


미국 할리우드 유명 배우 알렉 볼드윈이 영화 촬영 중 사용하던 소품용 총이 실제로 발사돼 촬영 감독이 목숨을 잃었다.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CNN 등 외신은 알렉 볼드윈이 뉴멕시코에서 촬영 중인 영화 '러스트'(Rust) 촬영 중 총기 발사 사고가 있었고, 이 사고로 촬영 감독 헐리나 허친스가 숨졌고, 근처에 있던 조엘 수자 감독도 부상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CNN이 입수한 영화 세트 수색 영장 진술서에 따르면 볼드윈은 조감독 데이비드 할스가 '러스트' 소품 제작자에게 의뢰했던 3개의 소품 총 중 하나를 건네받았다. 할스는 총에 실탄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고 진술서를 통해 밝혔다.

볼드윈 역시 해당 소총에 대해 '콜드 건'(Cold gun)이라고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콜드건은 영화 촬영 현장에서 실탄이 없다는 것을 뜻하는 의미로 쓰인다.

총기의 실탄이 허친스의 가슴에 명중했고, 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 허친스의 유족으로는 남편과 9살 된 아들이 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총기 검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프로토콜 미준수 등 안전과 관련된 우려로 앞서 '러스트' 촬영이 중단된 적이 있다고 전했다. 며칠 전에도 두 번의 우발적인 총기 발사가 있었고, 이에 제작진 3명이 불만을 토로했다는 것. 총기 사고가 발생하기 몇 시간 전 세트장 안전 관리에 불만을 제기하고 그만둔 이들도 있었다.

무기 제작사에서 일한 레리 제노프는 로스앤젤레스타임즈와 인터뷰에서 "촬영장에서 총기가 결함이 있거나 잘못 취급된다면 즉시 조사가 이뤄진다"며 "만약 잘못 취급된 부분이 있다면 관리자가 총기 사용을 허가하지 않을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볼드윈을 포함한 영화 제작자들은 촬영 중 안전 문제에 대해 듣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영화 제작사인 러스트 무비 프로덕션은 성명을 통해 "세트장의 무기나 소품 안전에 관한 공식적인 불만에 대해 인지하지 못했지만, 프로덕션이 중단되는 동안 절차에 대한 내부 검토를 수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수사 당국에 계속 협조하며 연진과 스태프에게 정신 건강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무기 전문가들은 CNN "콜드 건은 리허설 중에 장전되어서는 안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영화 소품 제작자이자 무기 전문가인 브라이언 카펜터는 CNN에 "무기에 정말 실탄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리허설이라면 더욱 그랬어야 했다"고 밝혔다.

영화 촬영 중 실제 총기가 발사돼 사망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93년 영화 '까마귀' 촬영 중 이소룡의 아들인 배우 브래든 리가 소품 총격 사건으로 숨졌다.

실탄이 없는 소품을 사용하더라도 주의를 기울여 취급하지 않으면 치명적인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1984년 존 에릭 엑섬은 '커버 업:가든 오포튜니티' 세트장에서 총을 갖고 놀다 머리에 총을 겨누고 방아쇠를 당긴 후 사망했다.

이후 실탄 사용이 금지되는 등 촬영장 안전 기준이 강화됐지만 비극은 끊이지 않았다. 1990년부터 2014년까지 200건 가까운 사건·사고로 40여 명이 숨졌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무기 전문가 조십 피셔는 CNN에 "총알이 없더라도 특정 범위 내에서는 위험할 수 있는 화약과 가스를 포함한 발사체가 있다"면서 소품 이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샌타페이 카운티 보안관실은 소품 총과 탄약, 촬영 장비를 비롯해 볼드윈이 입었던 의상까지 모두 압수했다.

경찰은 총기 사고가 우발적으로 발생했다고 보고, 볼드윈과 조감독에게 형사상 혐의를 적용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도 현장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기소 여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러스트' 촬영장에서 총기 안전 규정이 제대로 지켜졌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수사가 진행될 전망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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