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칼럼] 자유로운 온라인이 번영·문명의 트랙

입력 2021-10-24 17:18   수정 2021-10-25 00:41

넷플릭스가 공급하는 한국 콘텐츠에 대한 전 세계 반응이 뜨겁다. 애초에는 국내에서 작품화가 어려웠다. 작품을 알아보는 집단적 안목이 부족했다는 아쉬움의 지적도 있고, 무언가 한국 시장에 잘 들어맞지 않는 감성이었다는 후일담도 있다. 한편으로는 “이 작품들을 우리 콘텐츠 생산체계에서 국내에서 첫선을 보였으면 어땠을까?”라고 질문해 본다. 지금과 같은 전 지구적 반응을 얻어내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넷플릭스를 통해 우리 문화가 순식간에 글로벌화된 것이다.

‘오징어 게임’의 감독, 배우 등이 글로벌 유명 스타가 되고, 콘텐츠 아이디어, 기획, 제작 능력 등에 대한 홍보 효과도 대단하다고 한다. 반면 겨우 200억원을 투자하고 거대한 수익을 올린 넷플릭스에 대해 시기하거나 화를 내는 분위기도 있다. 국내 망사업자에 너무 인색하지 않냐는 질타도 나올 만하다. 객관적으로는 글로벌 업체의 투자라는 개념으로 현상을 파악해야 한다. 성공한 투자에 대해 사후에 지나치게 왈가왈부하는 것은 시장 원리에 맞지 않는다. 더불어 오징어 게임 성공의 우리 산업에 대한 보상은 200억원의 수배가 넘을 것으로 확신한다.

2012년 가수 싸이가 유튜브를 타고 세계적 인기를 모은 현상은 오징어 게임과는 다르고도 같은 면이 있다. 전 세계 다양한 개인의 삶과 문화, 비즈니스, 지식과 지성이 유튜브에 가득차 있다. 필자는 인류 보편의 가치인 ‘발전하는 개인’과 ‘소통’이 본격적으로 구현되고 있다고 본다. 자유롭게 콘텐츠를 올리고 그 과정에서 조회 수에 따라 보상까지 받을 수 있으니 의욕도 높아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우리 국민과 세계를 연결해주고 있는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균형 있는 평가와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

한국 기업으로 눈을 돌려 네이버와 카카오의 독과점 행태와 반혁신 회귀 논란을 살펴보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십수 년간 혁신적인 부가가치를 국민에게 제공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문제는 진입장벽을 쌓으면서 독과점적 이득을 파생시키고 있다는 의심이 커지고 있는 부분이다.

첫째, 혁신적인 벤처나 아이디어를 놀랄 만한 금액으로 인수한 실적이 별로 없다. 국내 혁신가들을 지지하거나 격려하지 않고 다른 길로 이런저런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지 않으냐는 의심이다. 둘째, 기존 서비스를 사실상 유료화하는 현상이다. 충성스러운 가입자를 묶어서 더 이상 혁신적이지 않은 서비스에 부당한 요금을 받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셋째, 서비스의 본질과 논리가 동일한 글로벌 업체와의 경쟁에서 토종 기업이라는 뚱딴지같은 정서적 유대를 내세운다.

만약 토종 기업에 차별적 우위를 제공하면 우리 청년들이 창업하는 스타트업과 벤처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하도급 회사로 전락한다. 글로벌로 진출할 기회를 잃는 것이다. 두 기업이 관료화되지 않고 끊임없는 혁신으로 재탄생·재혁신하기를 국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개별 온라인 플랫폼과 특수직역 간 갈등도 주목해야 한다. 변호사, 의사, 안경사, 공인중개사 등 특수직역들이 각각의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과 다투고 있다. 소비자들은 합리적인 가격과 거래비용의 감경, 정보 비대칭성의 완화 등의 이유로 온라인 플랫폼을 지지한다. 특수직역의 강력한 정치적 영향력 때문인지 정부는 어정쩡하고, 국회는 특수직역을 지지하는 많은 법률안을 만들고 있다.

하지만 특수직역 서비스의 다양한 속성을 고려할 때 일괄적으로 처리할 문제는 아니다. 하나하나의 경우를 섬세하게 살펴보고 유연하면서도 정교한 규제와 진흥책을 배합해야 한다. 개별 온라인 플랫폼의 활약에 한국 산업의 미래와 고용, 기술발전 등이 달려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우버와 에어비앤비가 사실상 모두 없는 희한한 곳이다. 국내외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정부 정책이 스마트해야 한다는 당위적 요구의 반증이다. 우리는 60년 전 세계 자유무역 체제에 적극 뛰어들어 지금의 풍요와 문명을 이룩했다. 이제 세계 자유 디지털체제의 중요한 일원이 돼야 한다. 그래야 두 번째 도약을 이룰 수 있다. 이미 선진국을 중심으로 디지털 자유무역협정(FTA)이 확산하고 있다. 싸구려 시기심과 순간적인 질투, 안이한 현상 유지 심리는 통제와 하향평준화로 가자고 유혹할 것이다. 의식 있는 개인과 정부는 그 유혹에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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