펩시코·이케아…장수기업도 디지털 전환에 '사활'

입력 2021-10-24 18:15   수정 2021-10-26 09:29

123, 91, 78. 세계적인 식품회사 펩시코, 생활용품 제조사 유니레버, 가구 업체 이케아의 ‘나이’다. 이들은 나이와 업종으로 보면 첨단 정보기술(IT)과 거리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어떤 젊은 기업보다 디지털 전환에 적극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디지털 전환이 업종, 업력에 관계없이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이 됐음을 보여주는 사례기도 하다.

펩시코는 펩시콜라, 게토레이 등 탄산음료로 유명하다. 이들 제품이 워낙 ‘스테디셀러’라 시류를 타지 않겠다 싶지만 이 회사도 2010년대 중반 위기가 찾아왔다. 2010년대 중반 세계 주요 국가가 설탕세를 부과하면서 설탕이 많이 함유돼 있는 탄산음료 판매가 급감했다. 펩시코의 매출은 2014년 66억7000만달러에서 2015년 63억1000만달러, 2016년 62억8000만달러로 떨어졌다.

펩시코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에서 반전의 실마리를 찾았다. 온라인에서 음료 관련 대화 데이터를 수집해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AI로 분석하는 ‘360 어웨이즈 온’ 플랫폼을 구축했다.

분석 결과 스파클링, 낮은 칼로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를 기반으로 만든 게 2018년 출시한 탄산수 ‘버블리’다. 버블리는 설탕, 칼로리가 없으면서 여덟 가지 맛을 낸다. 이 제품은 출시된 지 1년도 안 돼 매출 1억달러를 넘겼다.

같은 해 미역맛 스낵을 선보여 히트한 것도 데이터 분석의 결과물이다. 원래 미역은 서양에서 선호도가 낮은 식자재다. 하지만 당시 영국 주부 사이에서 미역이 건강 식재료로 떠오르고 있다는 사실을 발빠르게 확인해 제품에 반영했다.

디지털 전환은 곧바로 성과로 이어졌다. 매출이 2018년 64억6000만달러, 2019년 67억1000만달러, 작년 70억3000만달러 등으로 증가했다.

보습제 바셀린, 비누 도브 등으로 유명한 유니레버는 ‘나노 공장’을 통해 생산 체계를 혁신했다. 세계적으로 ‘다품종 소량 생산’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이 회사는 대량 생산 위주의 공정을 개선하는 숙제를 안았다. 유니레버는 가로 길이 12m의 컨테이너를 작은 공장으로 만들었다. 나노 공장엔 사물인터넷(IoT) 센서를 대거 투입해 모든 공정을 원격 제어하도록 했다. 유니레버는 올초 요리용 육수 제조에 나노 공장을 적용한 것을 시작으로 마요네즈, 케첩, 아이스크림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케아는 한때 성경보다 많이 찍어냈던 종이 카탈로그를 2018년 없앴다. 대신 증강현실(AR) 앱인 ‘이케아 플레이스’를 도입했다. 스마트폰을 통해 가상으로 원하는 장소에 가구를 배치해볼 수 있는 앱이다. “카탈로그 생산 비용을 절감한 것은 물론 소비자에게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안겨줬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이케아는 54개국 450개 매장과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모든 제품의 수요를 예측하는 ‘수요 감지 AI’도 운영하고 있다. 재고 관리, 제품 공급 최적화를 위해서다. AI의 수요 예측 정확도는 98%에 이른다는 게 이케아의 설명이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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