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전 대신 '이재명 협공' 택한 野 후보들…'내부총질' 없었다

입력 2021-10-26 11:48   수정 2021-10-26 11:49


25일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자들이 충청지역 방송토론회에서 네거티브 공방 없이 열띤 정책 토론을 펼쳤다. 내달 5일 최종 후보 선출을 앞둔 가운데 '캐스팅보트' 지역인 충청 민심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도지사직 사퇴 선언 이후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서 후보들은 저마다 이재명 후보를 꺾을 수 있다는 자신감도 드러냈다. 후보들 간 기 싸움은 여전했지만, 설전이 아닌 '이재명 협공'을 택한 분위기다.

이날 대전 KBS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본경선 대전·충청·세종 지역 합동토론회에선 후보들은 먼저 이재명 후보를 도마 위에 올렸다. 이재명 후보를 1:1 토론에서 맞닥뜨릴 경우 이길 자신이 있냐는 게 핵심이었다. 가장 먼저 주도권을 가진 원희룡 후보가 다른 후보들에게 '앞으로 있을 이재명 후보와 1:1 토론회 때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을 던졌다.

원희룡 후보는 홍준표 후보에게 "이재명 후보가 상대방으로 확정됐다. 우리 당 경선이 끝나면 바로 TV 토론회가 임박한다. 만약 홍준표 후보는 우리 후보로 뽑혀 이재명 후보와 1:1 토론하면 무엇으로 이재명 후보를 공격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홍준표 후보는 "첫째는 대장동 비리다. 대장동 비리를 당에서 조금 더 치밀하게 조사를 해서 허점을 파고드는 게 먼저다. 두 번째는 이재명 후보는 전 국민이 알다시피 '품행제로'다. 도덕성 문제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며 "또 선거법 위반 소송할 때 변호사 비용 대납 의혹도 엄청나게 큰 액수로 보인다. 제가 보기엔 20억 원도 넘을 것이다. 이낙연이 이를 지적했다가 유야무야 됐는데 그런 문제를 포함하겠다. 또 기본소득인지 그걸로 국민에게 퍼줄 궁리만 하고 있다. 이런 점을 물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같은 질문을 받은 윤석열 후보는 "대장동은 말할 것도 없고 이재명 후보가 내놓은 기본소득을 비롯한 경제정책이 얼마나 허무한 것이고 말이 안 되는 것인지 거기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룰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재명 후보가 흙수저니 그런 얘기를 하는데 사람이 자랄 때 좀 어렵게 클 수는 있지만 벌써 20대 초반에 사법고시에 합격해서 거의 우리나라의 금수저로 올랐다"며 "만약 흙수저로서의 정신이 끝까지 있고, 자신과 같은 입장에 있던 사람을 보호하고 아끼는 마음이 있다면 절대로 대장동 같은 일이 생길 수 없다. 이미 특권층에 편입된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경제 대통령'을 내건 유승민 후보는 원희룡 후보에게 역으로 질문을 던졌다. 유승민 후보는 "이재명 후보와 경제 토론하면 이길 자신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원희룡 후보는 "전 벌써 두 번이나 이재명 후보와 기본소득을 두고 토론한 적이 있는데 결코 밀리지 않았다"며 "기본소득은 돈을 뿌리는 거고, 미래세대의 기회를 훔치고 파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후보들은 충청 민심 공략을 위한 지역 공약 발표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먼저 홍준표 후보는 "충청도는 G7 선진국 시대를 이끌 주역이고 그 잠재력을 이제 꽃 피울 시기가 왔다고 본다. 대전·충청·세종은 인적 자산의 도시인데 우리 아이들이 지역에서 자리를 잡지 못 하고 서울로 가고 있다"며 "그래서 전 충청권의 가장 큰 문제인 지역 일자리 창출을 위해 대덕연구단지가 연계된 최첨단 산업클러스터를 조성하려 한다"고 말했다.

원희룡 후보는 "신(新)수도권으로 새롭게 종합적인 메가시티로서 발전 비전을 세워야 할 때다. 이를 위해선 개헌을 포함해 국회나 청와애 등 정치 행정 기능을 다 획기적으로 모아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대전에 연구 단지가 들어오고 세종이 행정도시가 돼도 과연 지역에 무슨 도움이 되냐는 문제가 있다. 연구개발 기관이나 대학, 기업 등을 지역경제와 긴밀히 연결시켜서 학생이 오고 일자리가 늘어나고 기존 지역 주민에도 소득이 늘어날 수 있는 방향으로 잘 짜인 복합적 발전 계획을 세워야 한다. 그런 면에서 저는 신수도권을 충청도민들이 주도해 자율적인 미래 비전을 갖고 이끌어갈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유승민 후보는 "곧 대덕연구단지가 50주년을 맞는다. 1973년에 박정희 전 대통령이 만든 이 연구단지는 지난 50여 년동안 우리 경제를 이끌어 왔다. 이젠 대덕연구단지가 재창조될 때가 왔다. 대덕을 기술, 인재, 교육, 연구, 기업, 산업이 같이 어우러질 혁신의 클러스터로 만들겠다"며 "전 세계 1등 과학 기술을 목표로 한다. 대덕연구단지가 그런 역할을 할 것이다. 제 대표 공약인 디지털 혁신 인재 100만 명 양성도 이곳에서 실현할 것이다. 이곳에서 첨단 일자리를 만들어내도록 하겠다"고 했다.

윤석열 후보는 "산업단지에 경제자유구역을 지정해 외국기업이 충분히 유치돼 이 지역에 발전을 유도할 수 있도록 하겠다. 특히 첨단국방산업, 미래 교통 산업의 거점이 될 수 있도록 육성하겠다. 유성 신동지구에 건설 중인 중이온 가속기가 정부의 관리 부족과 기술 부족으로 신속한 준공과 실용화가 안 되고 있는데 이 부분을 마무리하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며 "세종 의사당 차질없이 개원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국무회의, 의회 소통 강화를 위한 대통령 제2 집무실을 설치하고 사법 서비스의 수요를 파악해 사법 시설을 설치하는 등 세종시가 실질적인 수도 기능 확실 정립할 수 있게 신속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후보들은 △노동조합과 사회적 대타협 △언론 개혁 △인사 원칙 등에 대한 토론도 벌였다.

한편 국민의힘은 향후 세 차례 토론회를 진행한 뒤 오는 11월 1~4일 선거인단 투표 및 여론조사를 실시한다. 11월 5일에는 전당대회를 열고 최종 대선 후보를 발표할 예정이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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