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틸리티 재킷, 그 유연함에 닿다

입력 2021-10-27 10:49  

[박찬 기자] 어느덧 우리 코앞으로 다가온 11월의 한기. 시기상으로 꼽자면 계절과 계절, 그 중간에 위치한 지점이겠지만 지금의 온도는 사뭇 다르게 나아가는 듯하다. 10월 중순부터 생각지도 못한 한파가 들이닥치며 올가을 패션 트렌드를 꽁꽁 얼려냈기 때문. 가을이 짧은 만큼 스타일링의 선택지는 좁고도 유한하다.

그럼에도 긍정적인 소식은 이번 시즌 트렌드 중 하나가 ‘레이어드 룩’이라는 것. 트렌치코트, 크롭 재킷 등의 가벼운 환절기 아우터가 핵심 키워드로 자리를 잡았다. 그 가운데 유틸리티 재킷의 발견은 여러모로 극적인 승부수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제품에 멋스럽게 녹아들며 그에 맞게 존재감을 배로 완성해준다는 사실.

니콜라 제스키에르(Nicolas Ghesquiere)가 풍성하게 선보인 루이비통(Louis Vuitton) 2021 가을 컬렉션엔 때아닌 경쾌한 반향이 불었다. 포르나세티(Fornasetti)와 협업해 프린팅된 이너 톱, 애니멀 패턴의 드레스도 물론 신선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끌었던 아이템은 바로 유틸리티 재킷. 살랑거리는 프릴 스커트&레더 부츠 위 화사한 재킷을 덧대 감각적인 스키 웨어를 그려냈다.

CELINE


분방한 에너지의 MZ 세대를 겨냥한 셀린느. 이전 3월 파리 패션위크엔 불참하더니 몇 달 후 극적인 모습으로 날아와 2021 FW 컬렉션을 공개했다. 하이퍼 리얼리즘 럭셔리를 표방한 이 컬렉션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유스컬처’. 이들은 유틸리티 재킷이나 볼 캡, 데님 팬츠 등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아이템을 현대적으로 재창조해 힙한 파리지앵 걸로 변모시켰다.

BALENCIAGA


발렌시아가의 겨울 21 프리 컬렉션엔 날렵함이 가득하다. 무엇보다도 빈티지한 워싱의 데님 코트, 큼지막한 레더 블루종 등의 ‘발렌시아가다운’ 아웃핏으로 우리를 만족하게 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사실. 이제는 시그니처 아이템이 되어버린 듯한 윈드 브레이커 재킷 또한 새로운 레이어드 룩을 통해 새로운 면모를 선보였다.

LEMAIRE


크리스토퍼 르메르(Christophe Lemaire )는 2021 FW 컬렉션 무대를 통해 웨어러블함에 주력했다. “명품이란 다른 사람에게 보여지는 것보다 입은 이의 기분이 더 중요한 것”이라는 그의 뜻처럼, 실제 컬렉션에 내비치는 쇼피스들은 대부분 포근하고 안락한 착용감으로 구성되어 있는 듯 했다. 특히나 화려함이 배제된 솔리드 컬러의 유틸리티 재킷은 지금 당장 사 입어도 부담되지 않을 아이템.

OFF-WHITE


버질 아블로(Virgil Abloh )의 오프 화이트는 2021 가을 컬렉션으로 16개월 만에 런웨이 쇼를 나섰다. 벨라 하디드(Bella Hadid )의 워킹으로 시작된 컬렉션엔 입체적이고 과감한 쇼피스가 가득했는데, 그중 가장 미래주의적이었던 유틸리티 재킷 착장으로 빛을 발한 모습. 재킷&스커트&부츠의 은은한 그레이 컬러와 이어링&모 헤어 백의 블루 컬러로 반전 조합을 꾀했다. (사진출처: 보그 공식 US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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