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영업자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착한가게는 중소 규모 자영업자가 매출의 일정액을 기부하는 방식이다. 규모나 업종에 상관없이 어떤 가게든 참여할 수 있고, 월 3만원의 소액 기부가 가능하다. 2005년 한의학 전문학회인 고금방이 1호점으로 참여한 후 지난해까지 3만4362개의 착한가게가 탄생했다. 한 지역에서 여러 착한가게가 모여 착한거리가 조성되기도 한다. 인천 차이나타운, 충남 병천순대거리, 제주 성산읍착한거리 등이 대표적이다.
착한가정은 가족 단위로 매월 2만원 이상 기부하는 방식이다. 그룹 노라조의 조빈 씨를 시작으로 반려견과 가입하는 1인 가구도 생기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국 2975개 가정이 착한가정에 가입했다.
연예인 팬클럽, 동창회처럼 단체의 이름으로 나눔을 실천하는 나눔리더스클럽(177개)과 연간 100만원 이상을 기부한 나눔리더(2383명)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아너 소사이어티는 2007년 12월에 출범했으나 1호 기부자는 6개월 뒤에야 나왔다. 당시만 해도 법인 위주의 기부가 주를 이뤘다. 개인이 큰 액수를 기부하는 문화는 생소한 분위기였다. 남한봉 유닉스코리아 회장이 2008년 5월 아너 소사이어티 1호 회원이 됐다. 2008년 6명으로 시작해 14년이 지난 현재는 회원이 2723명으로 불어났다. 누적 약정 금액도 약 2936억원에 달한다.
지난해에는 256명이 새로운 회원으로 가입했다. 배우 김영철 씨가 코로나19로 힘든 이웃을 돕기 위해 2500호 회원이 됐고, 배우이자 음식 사업가인 김나운 씨는 여성 아너 회원모임인 W아너 소사이어티의 500호 주인공이 됐다.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 되기 위해 꼭 1억원을 한꺼번에 낼 필요는 없다. 처음에는 일시 완납 방식만 있었지만, 약정회원 자격을 도입하며 5년에 걸쳐 1억원을 납부할 수도 있게 됐다. 약정 기부 방식으로 자산은 많지 않지만 연봉이 높은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의 가입이 늘어났다.
가입 회원의 60% 이상이 기업 최고경영자(CEO·47.3%)와 전문직 종사자(14.3%)다. 이외에도 걸그룹 미쓰에이 출신 수지, 소녀시대 윤아와 같은 방송인과 공무원, 자영업자 등 다양한 직종의 회원이 있다. 익명을 요청하는 기부자는 9.3%를 차지한다.
기부자의 의사를 반영해 기금을 관리하고 지원 사업을 운영하는 ‘기부자 맞춤기금’도 있다. 지난해에는 오춘길 현대정밀 회장이 아동청소년 장학금과 복지를 위해 40억원을 기부했고, 게임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블루홀의 김강석 전 대표는 청년 인재 양성을 위해 10억원을, 올해 신원식 태양연마 회장도 재난취약 가정과 아동청소년 지원을 위해 10억원을 기부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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