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저격수' 하태경, 윤석열 캠프 공동선대위원장 합류

입력 2021-10-27 11:25   수정 2021-10-27 11:26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홍준표 의원을 매섭게 몰아붙였던 하태경 의원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선거 캠프에 공동선대위원장으로 27일 합류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른바 '유승민계'로 분류된 하 의원이 윤 전 총장 캠프행을 택한 것을 두고 의외라는 반응도 나온다.

하 의원은 27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권교체와 정치혁신 이 두 가지 과제를 모두 다 잘 해낼 후보는 윤석열 후보다. 그동안 오랜 시간 이번 경선에서 많은 고민을 했다. 저 하태경은 우리 당 대통령 후보로 윤석열 후보를 공식 지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4강에 올라오신 4명의 후보 모두 우리 당의 귀중한 자산이고 훌륭한 분들이다. 그럼에도 제가 윤석열 후보를 공개 지지하는 이유는 정권교체와 정치혁신 이 두 가지 중차대한 문제를 성공적으로 이뤄낼 수 있는 후보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하 의원은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세 가지 이유를 설명했다. 첫째로 "윤석열 후보는 정권교체의 적임자다. 윤석열 후보는 조국 사태를 필두로 정의와 상식을 무너뜨린 문재인 정부에 맞서 공정의 가치를 지켜냈다"며 "선거 연전연패의 늪에 빠져있던 우리 당에 정권교체라는 희망의 씨앗을 심어준 당사자다.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의 에너지를 모아 대선 승리라는 열매를 수확할 후보는 윤석열 후보"라고 했다.

이어 "둘째로는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이 돼야 근본적인 정치혁신이 가능하다. 이준석 대표가 우리 당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온 것처럼 윤석열 후보는 우리 국가와 우리 사회에 새로운 근본적 변화를 가져올 사람"이라며 "기존 보수와 진보의 낡은 정치인의 문법으로는 우리 앞에 놓인 국가적 과제를 해결할 수 없다. 청년 실업 젠더 갈등 등 21세기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과감한 정치혁신을 위한 새로운 정치 리더십이 필요하다. 기존 정치권의 때가 덜 묻은 윤석열 후보가 정치혁신도 가장 잘 할 수 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윤석열 후보는 악성 포퓰리즘의 광풍으로부터 대통령을 지켜낼 유일한 후보다. 민주당 후보로 악성 포퓰리즘을 공개 표명하는 이재명이 선출됐다"며 "악성 포퓰리즘으로 무장한 이재명에 맞서기 위해선 공정과 상식의 가치를 지켜온 사람이 우리 당 후보가 돼야 한다. 그래야 무능한 문재인 정권으로 상처받는 대한민국을 악성 포퓰리즘이란 덫으로부터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옆에서 지켜본 윤석열 후보는 누구보다 빨리 배우고 성장하고 있다. 저도 함께 돕겠다"며 "공정과 상식의 가치를 지키며 국민께 희망과 믿음을 안겨주는 윤석열 후보와 함께 반드시 정권교체와 정치혁신을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한 윤 전 총장도 "하태경 의원님은 정치를 하면서 단 한 번도 쉬운길을 택한 적이 없다"며 "우리나라의 보수정당이 살아있음을 국민 앞에 증명해 온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하 의원은 지난 1·2차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자 방송 토론회에서 홍 의원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두둔하고 있다는 취지로 쏘아붙여 '홍준표 저격수'라는 별칭을 얻은 바 있다.

지난달 16일 진행된 1차 토론회에서 하 의원은 "홍준표 후보 페이스북을 조국 교수 페이스북에 공유하고, 같이 두둔했다. 조국 수사가 잘못됐냐"고 물었다.

같은 달 23일 진행된 2차 토론회에서도 하 의원은 홍 의원을 향해 "5년 전 대선 때는 FBI 얘기도 안 했고 검찰 수사권 폐지 이야기도 안 했다. 이번에 왜 굳이 검수완박 공약을 한 것은 계속 조국 지지하는 사람한테 잘 보이려고 한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했다.

홍 의원이 '조국수홍'이라는 원치 않는 꼬리표를 얻게 된 계기다. 야권과 여론의 뭇매를 맞은 홍 의원은 결국 조 전 장관에 대한 "생각을 바꾸겠다"고 했다.

자신을 집요하게 공격한 하 의원에게 앙금이 남아서였을까. 홍 의원은 하 의원과 계속해서 신경전을 이어갔다.

홍 의원은 부산·경남 당원과 간담회에서 "이번 4강 투표하실 때 제발 하태경이는 좀 떨어뜨려 주시라. 대선 토론하러 나오면 자기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남의 흠집 잡아서, 흠도 아닌 거 잡아서 뒤집어씌우고"라며 불편함을 드러냈다. 홍 의원은 "토론회라는 게 기분이 좀 좋아야 하거든. 기분이 좋아야 머릿속이 확 돌아가면서 생각도 많이 나고 그러는 건데 그런 어처구니없는 짓을 당하니 머릿속이 꽉 막혀요. 속이 답답해지고. 그렇다고 진짜 쥐어팰 수도 없고"라고도 했다.

이에 하 의원은 "부산에서도, 경남에서도 '하태경 꼭 떨어뜨려 달라'고 노골적으로 주문했다고 한다"며 "막말 본색은 여전하다. 어떻게 같은 당 경쟁 후보를 두고 '쥐어팰 수도 없고'라는 막말을 할 수가 있나"라고 지적했다.

한편 경선에 참여했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안상수 전 인천시장은 홍 의원 캠프에 합류해 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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