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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시장 '개싸움'

입력 2021-10-31 17:06   수정 2021-11-01 01:00

쓰임새는 없는데 귀여워서 주목받는, 이른바 ‘밈(meme) 코인’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강아지 그림을 붙인 암호화폐 시바이누 가격이 급등하면서 원조 격인 도지코인을 위협하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지난 28일 한때 시바이누는 사상 최고가인 0.00008845달러(약 10원)에 거래됐다. 1주일 전보다 170% 이상 치솟은 값이다. 시바이누 시가총액은 444억달러(약 52조원)까지 불어났다. 전체 암호화폐 중 시총 8위에 오르면서 도지코인(10위)을 밀어냈다. 다음날에는 시바이누가 하락하고 도지코인이 30~40% 급등하면서 두 암호화폐는 시총 순위를 맞바꿨다. 외신들은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한 방’을 노린 투기 수요를 지목하고 있다.

지난해 8월 탄생한 시바이누는 시바견을 마스코트로 삼았다는 점에서 도지코인의 아류로 꼽힌다. 시바이누 지지자는 이 암호화폐를 ‘도지코인 킬러’로 불러왔는데, 시바이누 시총이 도지코인을 추월하면서 이 구호는 현실이 됐다. 2013년 12월 개발된 도지코인은 올 들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공개적으로 띄우면서 유명해졌다. 최근 1년 새 도지코인의 가격 상승률은 1만%, 시바이누는 9200만%를 넘어섰다.

무명의 코인 개발팀이라 해도 ‘이 코인으로 이런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나름의 구상을 내놓게 마련인데, 밈 코인은 그런 것도 없다. 이렇다 할 사용처도 없는 ‘강아지 코인’의 폭등은 암호화폐 시장의 투기적 성향을 여과 없이 드러낸다는 지적이 나온다. 암호화폐거래소 FTX US의 브렛 해리슨 최고경영자(CEO)는 “많은 알트코인(비트코인을 뺀 나머지 암호화폐)은 극도로 위험할 수 있고 내재적 투자 가치가 전혀 없을 수도 있다”며 “개인투자자가 함부로 거래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은 최대 발행량이 2100만 개로 제한됐지만 밈 코인은 무한정 찍어내는 구조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기준 도지코인의 유통량은 1318억 개, 시바이누는 589조7389억 개에 달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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