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신재생 챙기기에…REC 값 3주새 20% 급등

입력 2021-10-31 18:11   수정 2021-11-01 01:01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격이 지난 3주 사이 20% 넘게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REC는 대형 발전업체가 신재생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하지 않고도 태양광 발전사 등으로부터 사들이면 신재생에너지로 전기를 공급했다고 인정받을 수 있는 일종의 발전 인증서다. 최근 정부가 대형 발전업체의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화(RPS)’ 비율을 당장 내년부터 대폭 올리기로 한 점이 REC 가격 급등을 불러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31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8일 ㎿당 REC 평균 현물가격은 3만8930원으로 지난 5일 3만2297원과 비교해 20.5% 상승했다. 전 거래일인 26일엔 장중 최고가가 4만1000원을 기록하며 2월 25일 이후 처음으로 4만원 넘는 가격에 거래가 이뤄지기도 했다. 올 5월 이후 한동안 3만~3만2000원 수준에 머물던 REC 가격이 최근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이는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와 REC 가격 인상을 위해 RPS 목표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는 정부 정책 때문이다. 올해만 해도 전체 발전량의 9%인 REC 매입 비율은 당초 내년 10%로 유지될 예정이었지만 지난 6일 신재생에너지법 시행령 개정으로 내년 12.5%로 갑자기 상향 조정됐다. RPS 비율을 2026년까지 25%로 올리겠다는 정부 목표에 따른 것이다. 여기에는 2018년 10월 8만원대에 이르던 REC 가격이 올해 초 2만원대까지 떨어지며 악화한 태양광 발전사의 수익성을 개선시키려는 의도가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초과 공급으로 가격이 지나치게 떨어진 REC 시장 상황을 고려해 RPS 비율을 상향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형 발전업체들은 REC를 급하게 추가 확보해야 하게 됐다. 늘어난 수요가 반영돼 REC 가격도 따라 오른 것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올해 기준 REC를 의무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발전업체는 23곳이다. 한국수력원자력, 한국남동발전 등 발전 공기업은 물론이고 포스코에너지, SK E&S 등 민간 발전사들도 포함된다.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으로 대형 발전업체의 REC 비용 부담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전기요금 인상 압박도 커질 전망이다. 특히 한국전력의 비용 부담이 급격히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국전력은 직접 전기를 생산하지는 않지만 신재생에너지법 시행령에 따라 한수원 등 발전 공기업이나 민간 발전업체가 RPS 비율을 채우지 못하면 부족한 만큼 대신 REC를 구매해야 한다.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한국전력의 RPS 이행 정산금은 2016년 1조4104억원에서 지난해 2조2470억원으로 4년 새 59.3% 증가했다. 올해는 지난 상반기까지만 1조6773억원이 RPS 관련 비용으로 쓰였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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