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돌아온 불청객' 미세먼지

입력 2021-11-01 17:15   수정 2021-11-02 00:38

한동안 맑았던 하늘이 다시 뿌예졌다. 미세먼지 경보도 잦아졌다. 지난주에는 서울 미세먼지 농도가 66㎍/㎥까지 높아졌다. 미세먼지보다 입자가 더 작은 초미세먼지도 42㎍/㎥으로 ‘나쁨’을 기록했다. 직전 주의 2배다. 중국과 가까운 서해 연평도의 초미세먼지는 최고 132㎍/㎥까지 치솟았다.

지난 9월엔 전국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역대 최저치(8㎍)까지 내려갔다. 대기 중 오염물질이 적은 데다 중국의 공기도 비교적 맑았다. 그런데 한 달 새 상황이 급변했다. 지난주 중국 북동부의 초미세먼지는 서울의 5배에 달했다.

왜 이럴까. 우선 중국 북방 주요 도시에 중앙난방 공급이 시작됐다. 지난달 15일부터 지린성 창춘, 헤이룽장성 하얼빈 등 동북3성 주요 대도시에 중앙난방이 잇달아 공급됐다. 여기엔 대규모 석탄이 소요된다. 농촌지역의 개별난방에도 석탄난로가 많이 쓰인다. 그만큼 배출가스가 많아진다.

인구 800만 명의 창춘에서는 지난달 26일 오전 초미세먼지 농도가 96㎍/㎥까지 높아졌다. 같은 날 하얼빈도 최고 98㎍/㎥를 나타냈다. 난방을 공급하지 않는 남부 상하이와 광저우가 각각 37㎍/㎥와 36㎍/㎥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이날 베이징은 최고 190㎍/㎥, 톈진은 247㎍/㎥까지 치솟았다.

하루 뒤인 27일 연평도 상공의 초미세먼지가 132㎍/㎥를 기록한 걸 보면 중국의 영향이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다. 연평도에는 공장 등 오염원이 없다. 중국발 미세먼지가 편서풍을 타고 넘어오는 걸 그대로 두고선 국내 미세먼지 배출량을 아무리 줄여도 소용없다는 말이 그래서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달 중순부터 중국의 중앙난방 지역 확대와 코로나 봉쇄 해제에 따른 산업생산 증가로 미세먼지 피해가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세먼지는 우리나라 반도체 등 초정밀산업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무엇보다 폐암 등을 일으키는 1군 발암물질이다.

현재로서는 마스크를 쓰고, 실내 공기청정기를 활용하며, 환기를 자주 하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이 없다. 외출 후에는 손발을 잘 씻고 물을 자주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장기적으로 중국과 협업을 통해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하지만 이 또한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이래저래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시대에도 마스크를 완전히 벗는 건 어렵게 됐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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