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문제 해결 위해…'생산→유통' 거리 줄이는 美 기업들

입력 2021-11-02 16:28   수정 2021-11-04 00:31


미국에서 생산시설과 공급업체를 물리적으로 가까운 곳에 배치하려는 기업이 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심화하는 공급망 병목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내 다수의 기업이 비용이 더 들더라도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해 이런 전략을 택하고 있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 기업은 가까운 곳에 있는 공급업체를 인수하거나 기존에 외주를 줬던 작업을 가져와 직접 처리하고 있다.

그동안 다국적 기업의 경영진들은 △ 인건비가 저렴한 국가에 제조를 맡기고 △ 저숙련 일자리는 외주를 주며 △ 적기 생산 방식을 택해 재고를 줄이고 △ 해상 운송을 통해 비용을 최대한 절감하는 등 검증된 전략을 추구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원자재 확보가 어려워졌고, 인력난도 심화했다. 해상 운송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공급망 병목 현상은 운동화부터 항공사, 맥도날드까지 모든 상품과 서비스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3차원(3D) 프린팅 기업 카본의 최고경영자(CEO)이자 전 듀퐁 CEO인 엘렌 쿨먼은 "다국적 기업들은 효율적이지만 유연하지 않은 공급망에 갇혀 있었다"며 "사업을 잃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위기감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만이 아니라 홍수 토네이도 허리케인 등 자연재해에 대한 불안감도 커졌다"고 덧붙였다.

이탈리아 의류 기업 베네통은 세르비아 크로아티아 터키 튀니지 이집트 지역의 생산을 늘리기로 했다. 그동안 상당 부분의 생산을 책임졌던 태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로 한 것이다. 의류 기업들은 태국처럼 인건비가 저렴한 아시아 지역을 생산 거점으로 활용해왔다.

미국 델타항공은 비행기 청소 인력을 자체적으로 고용하기로 했다. 그동안 계약 업체에 외주를 맡겼는데 인력난으로 서비스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에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CEO는 지난 8월 "우리는 그들(청소업체)을 기다리지 않는다"며 "나는 자체적으로 인력을 구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고 했다.

주택 건설업체 풀티그룹은 코로나19 혹산 이후 창문 페인트 가전제품 등 주택에 들어가는 물품들을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내년에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자동화 제조시설을 가동해 가정용 부품을 조립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앞으로 몇 년 안에 6~8개 공장을 건설한다는 방침이다.

압연강판을 가공해 유통하는 마제스틱스틸USA는 기업 인수를 통해 오하이오주 네바다주 플로리다주 텍사스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데이브 키프 마제스틱 CEO는 "공급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며 "물리적으로 고객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 배송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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