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겨울' 우려 딛고 삼성·하이닉스 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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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11-02 17:02   수정 2021-11-03 01:24

'반도체 겨울' 우려 딛고 삼성·하이닉스 반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바닥을 다지고 반등할 채비를 하고 있다. 지난 10월 기준 D램 가격이 급락했다는 소식에도 큰 흔들림은 없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콘퍼런스콜에서 공급을 보수적으로 늘리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면서다. 내년 2분기에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를 위축시킨 정보기술(IT) 부품 부족 현상이 마무리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면서 시장은 정상화 이후를 내다보기 시작했다.

‘공급 제한’ 시그널 약발 먹혔다
삼성전자는 2일 2.29% 오른 7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도 0.94% 오른 10만7500원을 기록했다. 이날은 외국인과 기관이 코스피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은 현물과 코스피200 선물을 합쳐 1조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 1위는 삼성전자였다.

위축됐던 반도체 투자 심리가 돌아선 것은 지난달 26일 SK하이닉스 콘퍼런스콜이 시작이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철저히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공급망 병목 현상과 코로나19로 인한 역기저효과로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수요는 위축됐는데 공급은 늘어나 D램 가격이 급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메모리 반도체 기업 주가가 3분기 박스권에 갇힌 배경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콘퍼런스콜 이후 이런 우려가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콘퍼런스콜에서 공급을 결정할 설비 투자를 보수적으로 집행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글로벌 D램 시장을 70% 점유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동시에 ‘점유율 경쟁’ 대신 ‘수익성’을 선택하겠다고 했다. 변화하는 수요에 따라 공급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공급망 차질(수요)이라는 불확실성은 남아 있지만, 이런 수요 변화에 따라 공급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겠다는 언급에 투자자가 걱정하던 수요와 공급 간 괴리가 좁혀지기 시작했다”고 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지난달 26일부터 이날까지 7.50%, 삼성전자 주가는 같은 기간 1.85% 올랐다.
“D램익스체인지 발표 현실성 떨어져”
지난달 29일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는 10월 PC용 D램 범용 제품의 고정거래(기업 간 거래) 가격이 전달보다 9.51%, 서버용 D램 모듈 가격은 4.28~4.38% 하락하고 모바일 D램 가격은 전달과 같았다고 발표했다. 시장은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4분기 D램 가격 하락은 이미 예상된 변수이기 때문이다.

D램익스체인지가 제시한 고정거래 가격이 한국 메모리 기업이 실제 거래하는 가격과는 다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국 메모리 기업은 서버 D램과 모바일 D램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달한다. 문제는 PC와 달리 서버 D램과 모바일 D램 가격은 정보가 제한적이고, 제품별로 가격 차이도 크다는 것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모바일 D램은 일부 제품을 중심으로 가격이 1~3% 상승했고, 서버 D램도 가장 협상에 비우호적인 아마존이 전 분기 대비 1~3% 낮은 가격에 계약을 맺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를 토대로 한국 D램 업체의 4분기 D램 가격 하락률은 1~3%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 2분기를 보기 시작한 시장
공급을 제한한 상황에서 남아 있는 변수는 수요 회복이다. 정보기술(IT)산업을 중심으로 한 공급망 차질이 완화돼야 하는 것이다. 신한금융투자는 공급망 차질이 4분기 정점을 찍고, 내년 2분기가 되면 정상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 연구원은 “내년 1분기 반도체 기업의 실적 하락이 예상되지만, 이미 그로부터 2개 분기 전인 올 3분기에 이 변수를 반영했다”며 “이제부터 주가는 공급망 차질이 정상화되는 내년 2~3분기를 바라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업황 바닥은 내년 1분기지만, 주가는 이미 올 3분기 바닥을 찍었다는 의미다.

내년 1분기 투자를 시작하면 늦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노 센터장은 “내년 1분기 D램 고정거래 가격 하락폭이 얼마나 되는지가 관건이지만, 선반영 속도가 빠른 D램산업을 고려할 때 1분기 지표를 확인하고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은 타이밍이 늦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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