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삼성전자 보통주보다 우선주 선호하는 이유 [더 머니이스트-조재영의 투자스토리]

입력 2021-11-03 07:27   수정 2021-11-03 10:28



2021년 11월 1일 현재, 우리나라 국가대표 주식 삼성전자의 외국인 투자자 비중은 51.26%입니다. 삼성전자 우선주의 외국인투자 비중은 몇 %쯤 될까요? 무려 74.29%입니다. 왜 외국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 보통주보다 삼성전자 우선주를 더 선호하는 걸까요?

우선주는 1840년대 영국에서 최초로 발행되었다고 합니다. 당시 영국의 철도회사들은 더 많은 투자금이 절실히 필요했으나, 기존 주주들이 ‘주식을 추가적으로 발행하는 것은 기득권에 대한 침해다’라며 크게 반대했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회사채를 발행하자니 영국정부가 관리하고 있는 부채비율 때문에 그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이 때 궁여지책으로 나온 아이디어가 주식은 주식인데, 채권처럼 고정배당률을 지급하면서 주주총회에서의 주주권한인 의결권을 박탈한 최초의 우선주를 발행하는 것이었습니다. 영국에서는 이 우선주 발행이 큰 유행이 될 정도였다고 합니다. 지금도 미국 등 서구에서는 고정배당률 또는 고정배당금을 지급하는 우선주가 발행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우선주도 비슷한 니즈로 발행되고 있습니다. 의결권의 침해는 받지 않으면서 투자자금을 더 확보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된 것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어차피 의결권 행사에는 관심 없는데 배당을 더 많이 지급할 뿐만 아니라, 만약의 경우 청산 시점에서도 보통주보다 우선하여 변제를 받을 수 있으니 매력적인 투자대상이 됩니다.

배당투자수익률을 목적으로 하는 투자자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주식이 우선주입니다. 예를 들어 대신증권 우선주는 2020년 주당 1250원의 배당을 받을 수 있었는데, 2021년 11월 1일 기준 주가가 1만8950원이니 작년 수준의 배당금을 받게 된다면, 배당수익률이 6.6%로 매력적인 수준입니다. 신영증권 우선주도 6.43%, NH투자증권 우선주도 6.0%의 배당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우선주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습니다. 1995년 상법 개정이전에 발행된 우선주는 구형우선주라고 부르며 종목명 뒤에 ‘우’자만 붙어 있습니다. 보통주 배당률보다 1% 가량을 추가로 지급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상법 개정 이후인 1996년부터 발행된 우선주는 신형우선주라고 하며 종목명 뒤에 ‘우B’라고 붙어 있습니다. 신형우선주는 최저배당률이 존재합니다. 현대차1우B는 2%, 현대채3우B는 1%의 최저배당률이 정해져 있습니다. 이외에도 상환이 되는 상환우선주, 보통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전환우선주, 상환과 전환 모두 가능한 상환전환우선주도 있습니다.

우선주에 직접 투자하는 방법 이외에도, 여러 우선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펀드 등을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현재 국내 우선주에 투자하는 간접투자상품으로는 상장지수펀드(ETF)와 공모형펀드가 각각 1개씩 운용되고 있습니다.

2017년 1월에 상장된 TIGER우선주ETF(코드:261140)는 2021년 11월1일 현재 직전1년 수익률이 27.63%에 이르고 있는데, 현대차 우선주, 삼성전자 우선주, LG화학 우선주 등 대형우량주의 우선주의 비중이 높은 편입니다. 상장된 ETF이기 때문에 주식처럼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인데, ETF 자산규모나 거래량이 그리 큰 편은 아닙니다.

ETF 이외의 간접투자상품은 공모형펀드인데, 2010년 5월 설정된 신영밸류우선주펀드가 있습니다. 순자산액이 200억원이 넘는, 작지 않은 규모이며 직전 1년 수익률은 30.85%입니다. 보유 주식은 삼성전자 우선주가 21.85%로 압도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 외의 우선주들은 5% 이내의 낮은 비중을 유지하고 있는 점이 특징입니다.

한국의 우선주 뿐만 아니라 미국의 우선주에 대한 투자에도 상당히 높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미국의 우선주들은 대개 고정배당률을 지급하기 때문에 훨씬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주 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많은 우선주는 은행, 증권사 등 금융회사들이 발행하는 우선주입니다. 이런 배당주들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미국상장ETF로는 인베스코사가 운용하는 PGX ETF와 블랙록社가 운용하는 PFF ETF 가 대표적입니다. 특히 이 두 ETF는 분배금을 매월 지급하고 있기 때문에 현금흐름을 중요시 하는 투자자에게는 매우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주주총회에서의 의결권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많은 배당을 받는 것이 낫겠다는 실속파 투자자들은 우선주, 우선주ETF, 우선주펀드, 미국우선주ETF 등에도 관심을 갖고 투자해보면 어떨까요?


<한경닷컴 The Moneyist> 조재영 웰스에듀 부사장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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