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노무현처럼"…前 대통령 자꾸 소환하는 여야 후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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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11-03 09:36   수정 2021-11-03 09:42

"박정희·노무현처럼"…前 대통령 자꾸 소환하는 여야 후보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선거대책위원회 출범 연설에서 박정희 대통령을 언급한 것을 두고 한 걸 두고 정치권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양두구육'이라고 비판했고, 민주당 명예선거대책위원장인 추미애 전 장관은 이에 "이념 프레임을 걸고자 하는 구태정치"라고 맞받았다. 여야 대선후보들이 자체 경쟁력보다는 전직 대통령이 갖고 있는 이미지나 후광을 이용해 '어거지'로 표심을 사려고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추 전 장관은 3일 MBC 라디오에서 이준석 대표를 향해 "젊은 정치를 하는 게 좋지, 그 시대에 맞지 않게 차베스에 비교하며 이념 프레임을 걸고자 하는 건 매우 낡은 구태정치"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가 이재명 후보의 '박정희' 발언을 겨냥해 "차베스 같이 살아온 사람이, 선거가 다가오니 간판에 박정희 전 대통령을 걸어놓고 태연하게 말한다"고 비판한 걸 맞받은 것이다.

양두구육은 '양의 머리를 걸어 놓고 개고기를 판다'는 뜻으로, 겉은 훌륭해 보이나 속은 그렇지 않은 것을 비유한 사자성어다. 이 후보를 대표적인 포퓰리스트로 꼽히는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에 빗댄 것은 중도보수층 공략을 위해 의도적으로 박 전 대통령을 '소환'했다는 의미로 보인다.


이전까지 묘역 참배를 거부하는 등 박 전 대통령을 평가절하해온 이 후보가 연설에서 국가주도 개발을 강조하며 박 전 대통령을 언급한 것은 중도보수층과 영남 표심을 겨냥한 것이란 분석이다. 정치평론가 김수민씨는 "(박정희식) 추진력, 국가 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해 민주당 지지층이 아닌 쪽에서 어느 정도 호응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현 시대 리더십이 박정희 전 대통령과 비슷한 '하면 된다'식 리더십인가라고 생각 하는 쪽에서는 거부감을 보일 수 있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박 전 대통령의 산업화 공헌 이미지를 활용하고자 하는 건 야당 후보들이 더 적극적이다. 국민의힘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최근 국립현충원을 찾았다가 "저주 굿판 벌이려 왔느냐" 등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로부터 항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총장은 박정희 생가를 방문했을 때 지지자로부터 강한 항의를 받으며 거의 쫓겨나다시피 한 적도 있다. 또 다른 국민의힘 주자인 홍준표 의원도 전날 대구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을 소환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을 약속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일각에선 여야 대선후보들이 자신의 정책 경쟁력이나 능력보다 전 대통령의 후광에 기대는 방식의 '표심 호소'를 선택하면서 국민들의 혼란을 불러오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재명 후보는 최근 봉하마을을 찾은 자리에서 권양숙 여사를 예방하고 "(권 여사가) 젊었을 때 남편(노무현 전 대통령)을 많이 닮았다고 했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전두환 대통령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고 언급해 정치권에서 뭇매를 맞았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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