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1위 전기차업체의 렌즈 공급 기업으로 잘 알려진 코스닥시장 상장사 옵트론텍이 또 다른 코스닥 상장기업 해성옵틱스를 인수한다. 카메라모듈 핵심 부품을 내재화하는 수직계열화를 통해 광학부품 사업 경쟁력을 대폭 끌어올리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오에이치 조합은 옵트론텍과 비상장 카메라모듈 부품업체 해화가 공동 핵심 출자자다. 두 회사가 전체 지분 중 상당 부분에 대해 콜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보유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자본 거래에 정통한 관계자는 “옵트론텍과 해화는 협력 관계에 있는 광학 부품 전문기업”이라며 “옵트론텍은 해화의 주주이기도 해 옵트론텍이 사실상 대주주로서 해성옵틱스를 인수해 광학 부품 사업의 새판을 짜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해성옵틱스는 그 일환으로 최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조철 해화 사장을 해성옵틱스 대표로 선임했다. 조 신임 대표와 임지윤 옵트론텍 대표(사진)는 해성옵틱스 사내이사로도 이름을 올렸다. 이재선 전 해성옵틱스 대표는 대표이사직은 내려놓지만 창업주 2세로서 회사의 전반적인 체질 개선 프로젝트에 힘을 보태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성옵틱스는 한때 연 매출이 3000억원을 넘었지만 카메라모듈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처하지 못하면서 경영난에 빠졌다. 적자의 주요 원인인 카메라 및 렌즈 모듈 사업에서 철수하는 등 지난 9월 이후 체질 개선 작업에 한창이다.
업계 전문가는 “흔들림 보정(OIS) 액추에이터는 공급보다 수요가 많은 데다 성장 잠재력이 크다”며 “카메라모듈 수직계열화를 통해 광학 사업 경쟁력을 대폭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옵트론텍은 이미지센서용 광학필름 세계 1위 기업(점유율 60%)이다. 최근 시가총액이 1000조원을 돌파한 세계 1위 전기차업체 T사에 렌즈를 공급하고 있다. T사의 전기차 모델별로 7~9개 렌즈가 장착되는데, 이 중 상당 수량이 옵트론텍 제품이다. 옵트론텍은 해성옵틱스를 통해 최근 유망 산업으로 급부상한 3차원 가상세계인 메타버스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메타버스 솔루션 및 서비스를 해성옵틱스 사업 목적에 새롭게 추가한 이유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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