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하며 돈 번다"…P2E가 일으킨 게임계 블록체인 혁명

입력 2021-11-10 18:33   수정 2021-11-10 18:47


최근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플레이투언(Play to Earn·P2E) 모델이 게임업계에 커다란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 P2E 모델이 널리 채택되면서 수 년간 페이투윈(Pay to Win·P2W) 모델 중심이던 게임 산업이 유저도 게임을 통해 돈을 벌 수 있는 공생관계를 구축하며 진화하고 있다.

위메이드(Wemade), 플레이댑(Playdapp), 게임빌(Gamevil) 등 블록체인 기반 P2E 모델을 채택한 국내 기업들의 행보와 그들이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는지 알아 봤다.
"게임하며 돈 번다…린저씨랑 뭐가 다른데?"

사실 국내 게임 업계에서 단순히 '게임을 해서 돈을 번다'는 개념으로 보면 P2E의 역사는 생각보다 길다. 십수 년 전부터 리니지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를 플레이해 본 유저들의 입장에서는 게임 아이템 거래를 통해 돈을 버는 게 새롭게 느껴지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엑시인피니티, 신과함께 등 블록체인 기반 P2E 모델을 적용한 게임을 플레이하며 수익을 얻는 것과 과거 리니지 등 온라인 게임 아이템을 판매해 수익을 얻는 것은 명백한 차이점이 존재한다.

특히 과거에는 아이템매니아, 아이템베이 등 2차 시장을 통해 온라인 게임 아이템을 현금으로 거래하는 행위가 활발했으나 작업장(판매를 위한 아이템 파밍 집단) 규제 등 아이템 현금 거래에 대한 법적 논란이 이어지고 있어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NC소프트, 넥슨 등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게임 약관을 통해 공식적으로 현금 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또 기존 게임의 경우 유저의 아이템 소유권을 인정받을 수 없다. NC소프트의 리니지 운영정책을 살펴보면 '회사는 게임 기획이나 운영상 판단을 통해 고객에 사전 고지 후 고객의 캐릭터 및 아이템 정보를 수정·변경·삭제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쉽게 말하면 유저가 현금 거래를 통해 온라인 게임 아이템을 구매하더라도 이에 대한 소유권은 NC소프트가 갖고 있는 것이다. 유저 입장에서는 회사측이 서버 내에서 언제든지 수정 및 삭제를 할 수 있는 아이템이라는 재화를 임대해 사용하는 개념이 된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반 P2E 모델이 적용된 게임의 경우 유저가 보유한 아이템이 블록체인에 기록돼 유저의 아이템 소유권이 증명된다.

일부 P2E 게임에서는 유저가 보유한 아이템을 NFT로 만들어 2차 시장인 NFT 마켓 플레이스에서 가상자산(암호화폐)을 통해 거래할 수 있으며, 이렇게 얻게 된 가상자산을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현금으로 바꿔 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다.

위메이드 '미르4' 게임의 경우 '흑철'이라는 광물을 10만 개 모으면 '드레이코'라는 게임 내 코인으로 바꿀 수 있다. 드레이코는 위메이드 가상자산 지갑 '위믹스 월렛'에서 위믹스(WEMIX) 코인으로 변환 후 빗썸, 코빗 등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 입금해 원화로 판매할 수 있다.

플레이댑은 미르4와는 조금 다른 방식의 P2E 모델을 적용했다. 플레이댑의 '신과함께 : 여명의 기사단' 유저들은 플레이댑 타운 NFT를 스테이킹(예치)한 후 일일 미션을 수행하면 최대 5 플레이댑(PLA)을 데일리 리워드로 받을 수 있다. 리워드로 받은 플레이댑(PLA) 코인은 업비트 등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를 통해 현금으로 바꿀 수 있다.
"P2E 모델로 수익·흥행 두마리 토끼 잡는다"
위메이드는 P2E 모델을 도입한 미르4가 동시접속자 수 1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글로벌 흥행 돌풍을 일으키면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작년 3분기에는 95억 원의 영업손실을 입었지만, 올해 3분기 174억 원의 영업이익을 남겼다.

위메이드는 미르4의 성공을 시작으로 자체 개발 블록체인 플랫폼 '위믹스'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게임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최근에는 한게임 운영사 NHN, 중국 룽투게임의 한국 자회사 룽투코리아 등 게임 관련 지적재산권(IP) 보유 기업들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위믹스 생태계 확장에 힘을 쏟고 있다.

플레이댑 역시 P2E 모델 적용 이후 급격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정상원 플레이댑 사업총괄은 지난 4일 뉴욕 팔라디움 타임스 스퀘어에서 열린 NFT NYC 컨퍼런스에서 "P2E 모델을 적용한 이후 '신과함께'의 DAU(Daily Active Users, 일일 활성 이용자)가 1507%, 인게임 매출이 2239% 증가했다"며 "전 세계 트렌드로 자리잡은 P2E 모델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게임빌도 10일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컴투스 홀딩스'로 사명을 바꾸고 블록체인·메타버스 기반 종합 콘텐츠 플랫폼 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국내 4대 거래소 중 하나인 코인원의 2대 주주인 게임빌은 앞으로 코인원과 자체 플랫폼인 하이브를 기반으로 블록체인 생태계 주도권과 경쟁력을 확보해 독자적인 글로벌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를 구축해 나갈 방침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신작 '크로매틱소울:AFK 레이드'는 내년 1분기 글로벌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게임빌 프로야구 NFT' 등 자체 개발 블록체인을 활용한 게임들도 이어서 선보일 예정이다.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잡은 P2E…국내 출시는 힘들어"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 기업 메사리(Messari)에 따르면 P2E의 대명사인 엑시인피니티는 10월 1일 기준 기업가치 약 300억 달러를 기록하며 액티비젼 블리자드, 닌텐도, 로블록스, EA에 이어 전 세계 게임 기업 시가총액 순위 5위에 올랐다.

이처럼 블록체인 기반 P2E 모델이 전 세계 게임 시장의 핫 트렌드로 자리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유저들은 게임법 규제로 인해 P2E 모델이 적용된 게임들을 플레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 32조 제1항 7호에는 '누구든지 게임물의 이용을 통하여 획득한 유·무형의 결과물(점수, 경품, 게임내 사용되는 가상의 화폐)을 환전 또는 환전알선하거나 재매입을 업으로 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돼 있다.

게임물등급위원회는 현행 게임법에 따라 현금 환급이 가능한 게임의 사행성을 우려해 등급 분류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한 블록체인 게임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게임 업계가 P2W 모델에서 P2E 모델로 전환하는 흐름을 보여준 지 오래됐지만, 한국 시장에서는 규제적 이슈로 인해 서비스를 출시할 수 없어 글로벌 서버만 운영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서버에서는 P2E 모델을 통해 게임사와 유저가 공생하는 생태계를 만들어 가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시작조차 못하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이 오래 이어진다면, 결국 피해를 입게 되는 건 새로운 P2E 게임 시장을 접하지 못하는 한국 유저들이 될 것"이라며 우려를 내비쳤다.

이영민 블루밍비트 기자 20min@bloomingbit.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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