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으로 높아진 위상…'애플 vs 디즈니' 한국 침투 전략은 [연예 마켓+]

입력 2021-11-13 17:41   수정 2021-11-13 19:35



애플과 디즈니가 각기 다른 전략으로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12일 디즈니+(플러스)가 국내에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 4일 애플TV+(플러스)가 시작된 것에 이어 국내 OTT(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 업계에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애플TV는 서비스 오픈과 함께 국내 오리지널 첫 작품으로 김지운 감독이 연출하고 이선균이 주연으로 출연한 'Dr.브레인'(닥터 브레인)을 선보였다. 여기에 영화 '미나리'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윤여정과 한류스타 이민호 주연의 '파칭코'가 공개를 기다리고 있다.

디즈니 플러스는 SBS '런닝맨' 스핀오프인 '런닝맨:뛰는 놈 위에 노는 놈'을 국내 서비스 론칭과 동시에 공개했고, 강다니엘 주연의 '너와 나의 경찰수업', '비밀의 숲' 이수연 작가의 '그리드', 강풀 작가의 '무빙' 등을 비롯해 6개 작품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관계자들은 애플과 디즈니가 동시기에 국내 서비스를 시작하고, 국내 콘텐츠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접근하는 태도에 차이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제작한 '오징어게임'으로 대박을 터트린 가운데 애플TV와 디즈니 모두 한국의 '가성비'와 테스트 마켓으로서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접근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다는 것.
'애플 세계관' 강조하는 애플TV…"고압적" 비판도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 기기 간 호환성을 강조하며 국내에서도 충성도 높은 팬덤을 갖고 있는 애플은 애플TV에서도 똑같은 특징을 엿볼 수 있다.

애플TV는 OTT 셋톱박스인 '애플TV 4K'를 통해 서비스된다. 하지만 셋톱박스가 없더라도 맥북, 아이폰, 아이패드 등 이전의 애플 기기를 통해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이전까지 국내 출시 애플 기기의 경우 앱만 설치돼 있었을 뿐, 애플TV 서비스가 되지 않았지만 4일부터 사용 화면이 활성화돼 이용이 가능해진 것.

여기에 부족한 콘텐츠는 웨이브, 왓챠 등 다른 OTT와 호환이 가능하도록 해 서비스를 보완했다. 왓챠, 웨이브에서 보던 콘텐츠를 애플TV에서도 이어서 볼 수 있는 것.

이는 업계에서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적극성이 다른 글로벌 OTT보다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 배경이 되고 있다. 한국 콘텐츠에 대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고, 좋은 작가, 연출자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지만 애플TV의 경우 '파친코' 이후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소식이 들리지 않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월정액 6500원의 이용료를 지불하고도 적지 않은 콘텐츠를 유료로 구매해서 봐야 한다. 또한 이미 넷플릭스 등을 통해 전 시리즈가 한 번에 공개되는 것에 익숙해진 기존 OTT 이용자들에겐 매주 1편씩 오리지널 콘텐츠가 공개되는 애플TV의 서비스가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닥터 브레인'에 출연했던 이선균 역시 인터뷰에서 "주변에서 1편씩만 공개에서 감질난다는 반응을 보이더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애플TV가 노리는 건 콘텐츠가 아닌 애플 생태계 확대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셋톱박스를 설치해 애플TV 외 다른 OTT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아이폰을 리모컨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일상에서의 애플을 실현토록 한다는 것.

TV에서 보던 콘텐츠를 아이패드, 아이폰으로 이어서 볼 수 있다는 점도 애플이 강조하는 애플TV 측이 전하는 주요 강점 중 하나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애플의 높은 콧대가 애플TV에서도 느껴진다"며 "국내 제작자들은 고압적인 태도에 혀를 내두를 정도"라고 전하기도 했다.
K-콘텐츠 팬덤 노리는 디즈니 플러스


디즈니 플러스의 강점은 막강한 콘텐츠다.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미디어 공룡 디즈니의 모든 콘텐츠를 볼 수 있다. '겨울왕국', '토이스토리', '어벤져스', '스타워즈', '내셔널지오그래픽' 등을 글로벌 '덕후'를 양산한 메가 히트 콘텐츠들을 포함해 1만 6000회 분 이상의 방대한 양을 자랑했다.

디즈니 자체 IP 외에 한국에서 선보이는 오리지널 콘텐츠의 특징을 꼽자면 '팬덤'이다. 한 제작 관계자는 "디즈니 플러스의 한국 콘텐츠 선택 기준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아이돌"이라며 "캐스팅 단계에서 인기 아이돌을 선호한다는 얘길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디즈니 플러스가 선보이는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는 유명 아이돌들의 참여가 두드러진다.

12월 JTBC와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동시 공개되는 '설강화'의 경우 블랙핑크 지수의 첫 드라마 진출작이자 주연작이다. 디즈니 플러스는 블랙핑크 5주년 기념 영화인 '블랙핑크 더 무비'도 선보일 예정이다.

가수 강다니엘의 첫 드라마 출연작인 '너와 나의 경찰수업'을 비롯해 유재석 없는 '런닝맨'으로 알려진 '런닝맨:뛰는 놈 위에 노는 놈'에서도 엔플라잉, 펜타곤, 더보이즈, 에이티즈, 온앤오프, 데이식스, 베리베리, 다크비, SF9, 골든차일드 등 유명 아이돌 그룹들이 대거 출연했다.

한 방송 관계자는 "디즈니는 워낙 자체 콘텐츠가 풍부하고, 마니아 층도 탄탄하다"며 "한국 자체 콘텐츠보다는 아시아 시장의 기반으로 삼기 위해서인지 K팝을 필두로 한 인지도 높은 아이돌이 참여하는 콘텐츠에 관심을 보이더라"라고 귀띔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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