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팅 공포증'에…톰슨, 우승 문턱서 또 무너져

입력 2021-11-15 17:48   수정 2021-12-15 00:01

미국의 렉시 톰슨(26·사진)이 또 퍼팅에 발목이 잡혀 ‘주연급 조연’에 머물렀다. 톰슨은 1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벨에어의 펠리컨GC(파70·6361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펠리컨 챔피언십(총상금 175만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2개를 묶어 1타를 줄이는 데 그쳤다. 최종합계 17언더파 263타로 연장전에 끌려갔고 우승컵을 넬리 코다(23)에게 내줬다.

1타만 더 줄였어도 이길 수 있었던 톰슨은 이날 막판에만 우승할 기회를 두 차례나 놓쳤다. 17번홀(파4)에선 투온에 성공해 홀로부터 6m 지점에서 ‘3퍼트’를 했다. 이어 1m 남짓한 파 퍼트를 넣지 못했다. 18번홀(파4)에선 약 1.5m 파 퍼트를 놓쳤다. 결국 17번홀에서 트리플 보기를 범해 사실상 우승이 물 건너갔다고 생각한 코다에게 기회가 돌아갔다. 연장전에서도 기회는 있었다. 코다는 4.5m 버디 퍼트를 넣어 우승했고, 톰슨은 더 잘 쳐 놓고도 약 2m 버디 퍼트를 놓쳐 준우승에 머물렀다.

투어 통산 11승을 기록 중인 톰슨은 샷만 놓고 보면 ‘최정상급’ 선수다. 올해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 4위(279.504야드)의 장타자인 데다 그린 적중률은 1위(78.2%)를 달리는 ‘아이언 달인’이다. 그런데 고질병인 퍼팅에 번번이 발목이 잡혔다. 평균 퍼팅 수는 30.86개로 올 시즌 138위에 머물러 있다.

미국 유명 골프 해설가 브랜든 챔블리는 “톰슨이 퍼팅만 잘하면 한 시즌에 8~9승이 가능하다”고 했다. 하지만 그의 퍼팅 실력은 ‘아마추어급’이라는 평가다. 지난 6월 US여자오픈에서는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다 퍼팅으로 5타를 잃고 무너졌다. 당시 챔블리는 “프로 선수가 퍼터 헤드 중앙에서 저렇게 벗어나게 치는 건 평생 처음 봤다”며 “0.5인치는 센터에서 빗나갔다”고 혹평했다.

톰슨은 퍼팅 실력을 개선하기 위해 별별 노력을 다했다. 손목을 덜 쓰겠다며 왼손에 장갑을 끼고 퍼팅한다. 얼마 전엔 ‘집게 그립’ 방식으로 바꿨다. 이는 오른손을 ‘집게 모양’으로 만들어 그립에 대는 방식으로 직진성이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톰슨은 별로 효과를 보지 못한 듯하다.

톰슨은 ‘그린 공포증’이라고 할 만큼 그린 위에서 힘들어했다. 2017년 4월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에선 그린 위의 공을 마크한 뒤 들어 올렸다가 다시 놓을 때 홀 쪽에 약 5㎝ 가깝게 놓았다가 시청자 제보로 적발됐다. 당시 스코어카드 오기 2벌타, 오소 플레이 2벌타 등 총 4벌타를 받은 그는 “몰랐다”고 했다. 그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톰슨이 그린 위에서 얼마나 심리적으로 흔들리는지 드러난 셈이다.

이날 트리플 보기를 범한 뒤 18번홀에서 버디를 낚은 코다는 연장전에서 김세영(28)과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24), 톰슨을 물리치고 우승했다. 우승상금은 26만2500달러(약 3억원). 코다는 이번 우승으로 6월 메이저대회인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이후 5개월 만에 시즌 4승을 달성했다. 시즌 4승을 거둔 건 고진영(26)에 이어 코다가 두 번째다.

이날 우승으로 코다는 세계랭킹에서도 2위 고진영과 격차를 더 벌렸다. 고진영은 최종합계 13언더파, 공동 6위로 대회를 마쳤다. 코다는 “마지막 중요한 퍼트가 잘 들어갔다”며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한 덕분에 우승했다”고 말했다.

김세영은 마지막 18번홀에서 6m 버디 퍼트를 넣으며 또 한 번 ‘빨간 바지의 마법’을 부리는 듯했다. 그러나 연장에서 티샷이 페어웨이 벙커에 빠져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2015년부터 매년 1승 이상을 수확하다가 올해 내내 침묵하고 있는 김세영은 시즌 최종전인 CME그룹투어 챔피언십에서 다시 한번 우승에 도전한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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