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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의 시] 물 - 김안녕(1976~)

입력 2021-11-21 18:30   수정 2021-11-22 01:18

아끼던 물병을 어디 두고 왔는지 기억이 없네

유용하다고 말했지
아낀다고 했었지

아끼는 사람을 어디 두고 왔는데
알 수 없네
어느 틈에
어느 옛날에

목이 마를 때,
그제야
너를 잃었다는 그 생각

시집 《사랑의 근력》(걷는사람) 中

아침에 일어나, 뜨거운 물 한 모금을 마시면 몸에 피가 도는 게 느껴집니다. 올해도 이제 달력 한 장만 남았습니다. 나에게 물 같은 사람이 있었는지, 생각해봅니다. 목이 마를 때에야 생각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물 같은 사람 하나 떠오릅니다. 단풍이 거의 다 지고 있습니다. 단풍나무의 뿌리가 가장 목마를 때, 나뭇잎이 떨어져 내려, 그 순간을 달래준다고 합니다. 막 떨어진 나뭇잎의 촉촉함을 기억하라고 낙엽을 밟으면 빗소리가 나나봅니다. 이렇게 삶은 그냥 깨우침을 주지 않고 뭔가 소중한 것을 잃은 뒤에야 알려주네요. 잃었다는 생각조차 아주 늦어버린 때.

이소연 시인(2014 한경신춘문예 당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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