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골머리 앓는 中企…해결사로 나선 '클라우드 ERP'

입력 2021-11-22 15:57   수정 2021-11-22 15:58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기업들의 생존 전략으로 자리잡은 가운데 상장사의 약 60%가 관련 대안 마련에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ESG 경영의 기반으로 불리는 ‘디지털 전환’에 어려움을 느낀 중소기업들이 주로 무방비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가운데 클라우드와 빅데이터를 무기로 삼은 전사적 자원관리(ERP) 솔루션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는 추세다. 지능형 회계관리를 통해 지배구조(G) 점수를 강화하거나 제품 생산체계를 바꿔 환경(E) 지표를 견인하는 등 중소기업들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지능형 IT 부담…中企 ESG ‘보통 이하’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최근 발표한 ‘2021 상장기업 ESG 평가 및 등급 공표’에 따르면 조사 대상 상장회사 950개 중 58%가 ESG 종합지표에서 ‘B등급(보통) 이하’ 점수를 받았다.

KCGS의 ESG 등급은 환경경영, 근로자 실태, 주주 권리 보호, 감사기구 등 18개 항목을 종합적으로 따진다. 올해 A등급 이상은 삼성전자, SK텔레콤, KT 등 주로 대기업인 데 비해 대부분 중소기업이 하위 등급을 받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 KCGS는 “ESG 경영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 부족한 기업이 상당수”라고 밝혔다.

이제 중소기업도 ESG 경영이 필수가 됐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중기연)은 최근 ‘ESG 확산이 중소기업에 미치는 영향 및 지원 방향’ 보고서에서 “대기업의 ESG 위험 관리가 공급망 전반으로 확대되는 경향”이라며 “협력사인 중소기업은 ESG 성과에 따라 공급망에서 배제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화학 등 국내 주요 기업이 글로벌 산업 연합체 ‘RBA’나 해외 투자사들의 ESG 지침에 영향을 받는 가운데 협력사가 요건을 맞추지 못하면 계약관계가 무너질 수 있음을 경고하고 나선 것이다.

ESG 지표를 객관화한다는 목표하에 정보기술(IT) 시스템을 뜯어고치는 작업은 중소기업에 상당한 부담이다. 단기 성과를 내기 쉽지 않은 데다 ‘헛돈’을 쓴다는 인식이 여전한 탓이다. 중기연은 “데이터와 전문인력 부족 문제를 시급히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RP 회계·인사관리, ESG 점수 높여
ERP는 이런 상황에서 새롭게 각광받는 솔루션이다. 과거 부서별 업무 데이터를 쌓아두는 ‘현황 일람’에 그쳤던 ERP는 최근 클라우드와 빅데이터 기술을 통해 지능형 분석 툴로 탈바꿈하고 있다. 보유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분배하고, 데이터의 정확도를 높인다는 측면에서 ESG 경영을 준비하는 중소기업의 활용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ERP업계 1위 SAP의 솔루션이 두드러진다.

지난 8월 상장한 크래프톤은 ‘SAP S/4HANA’ ERP로 내부 회계 데이터를 관리한다. 한 시스템 안에서 국가별 회계기준과 통화·환율관리가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데이터 변경사항은 자동 기록되며 국제회계기준(IFRS)에 부합하는 리포트를 생성할 수도 있어 재무관리가 투명해진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결산과 수익성 분석의 정확도가 올라갔다”고 전했다. SAP ERP 도입으로 주주가치를 끌어올리고 지배구조(G) 지표를 다지게 됐다는 평가다.

대웅제약 사원들은 SAP S/4HANA로 업무 데이터를 공유한다.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등의 기능으로 매출 예측 및 시장 동향 정보도 제공받는다.

지능적인 데이터 관리로 생산 전략을 체계적으로 세우고, 자원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한 셈이다. 제약업계는 공정 과정에서 탄소 배출 등 환경 지표에 대한 영향이 제조업보다 높지 않지만 장기적으론 환경(E) 영역에서 수혜를 볼 가능성이 크다.

야놀자는 ‘SAP 석세스팩터’ 솔루션을 활용하고 있다. ERP와 연동된 인사관리(HR) 솔루션으로 사회(S) 지표 개선에 효과적이다. 이 지표에서는 근로자들의 근무환경이나 인사 공정성이 주요 기준으로 작용하는데, 지능형 인사관리를 통해 이를 해결했다는 설명이다.

채용 전후 이력관리를 통해 직원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직원 평가 방식을 자동화했다. 야놀자 관계자는 “목표 및 성과관리, 채용 및 보상, 인력 분석 등을 단계적으로 전환했다”며 “솔루션 도입으로 조직 리더들에게 가중되던 부담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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