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못 올리면 적자, 올리면 경쟁력 하락"…한전의 딜레마

입력 2021-11-23 15:58   수정 2021-11-23 16:19


전기요금 인상 딜레마가 한국전력 주가를 짓누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에너지 가격이나 친환경 정책비용은 오르는데 전기요금이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고, 그렇다고 전기요금을 올리자니 재생에너지 대비 가격 경쟁력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23일 한국전력은 0.67% 오른 2만24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2만2000원대를 횡보하고 있는데 작년 말 기록한 52주 신고가(3만50원) 대비 25% 내린 수준이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한국전력은 이제 단순히 전기요금과 국제에너지 가격 흐름에 따른 매매를 하기 어려운 종목"이라며 "당분간 주가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목표주가는 2만7000원에서 2만5000원으로 하향했다.

한국전력은 전기요금을 섣불리 올릴 수도, 올리지 않을 수도 없는 상황에 처해있다.

비용 부담은 커지는 중이다. 천연가스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한국전력이 발전사로부터 전기를 사들이는 가격인 계통한계가격(SMP)을 끌어올리고 있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월별 SMP는 올해 1월 70.65원/kWh에서 10월 107.76원/kWh로 치솟았다.

정부와 한국전력은 올해부터 전기요금에 연료비 변동분을 반영하는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서민생활 안정을 이유로 2·3분기 전기요금을 '동결'했다. 한국전력은 여름철 성수기에도 불구하고 올해 3분기 9000억원을 웃도는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재생에너지 공급 의무가 강화되면서 관련 비용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증권은 한국전력이 올해 3조6580억원의 영업적자를 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실화되면 사상 최악의 실적이다. 순손실은 3조704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에도 연간 영업적자, 순손실을 기록하고 2023년에야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그렇다고 무턱 대고 전기요금을 인상하기도 어렵다. 전기요금은 서민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클 뿐 아니라 재생에너지 대비 가격 경쟁력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의 규제 완화로 전기차 충전의 경우 한국전력 전력망을 통하지 않고도 태양광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바로 사용하는 게 가능해졌다.

강 연구원은 "한국전력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요금 정책에 대한 신뢰성 회복은 기본"이라면서도 "전기요금이 상승할 경우 재생에너지와 가격 경쟁력이 낮아지는 것 역시 고려해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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