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휴가 중에, 전입 한 달 만에…하늘의 별이 된 '연평도 영웅' 11주기

입력 2021-11-23 16:58   수정 2021-11-23 17:01

북한군의 기습 공격으로 2명의 전사자가 발생한 연평도 포격전 11주년을 맞아 전투영웅 추모식 및 전승기념식이 거행됐다. 연평도 포격전 당시 조국을 지키다 전사한 두 명의 해병은 이날 국가 공식행사에서는 처음으로 ‘전승(戰勝) 영웅’으로 기억됐다.

해병대사령부는 23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고(故) 서정우 하사와 고 문광욱 일병의 유가족, 참전용사, 서욱 국방부 장관, 부석종 해군참모총장, 박인호 공군참모총장, 김태성 해병대사령관,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연평도 포격전 11주년 전투영웅 추모식 및 전승기념식을 열었다.

당초 ‘연평도 포격 도발’로 불리던 전투가 ‘연평도 포격전’으로 명명되고 ‘승전기념식’이 함께 개최된 것은 11년만에 처음이다. 선전포고도 없이 기습 공격한 북한군에 맞서 국군이 이긴 전투라는 의미가 담겼다. ‘포격 도발’이라는 명칭이 우리 군이 일방적으로 당한 느낌을 준다며 ‘연평도 포격전’이라는 표현을 써달라는 전사자 유족과 해병대의 건의가 받아들여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월 26일 서해수호의 날에 “불의의 피격에도 당당히 이겨낸 연평도 포격전 영웅들께도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며 처음으로 연평도 포격전을 언급한 바 있다.

연평도 포격전은 2010년 11월 23일 북한군이 황해남도 옹진반도 개머리 진지에서 대연평도를 향해 170여발의 포를 발사하며 발발됐다. 국군은 이에 대응해 K-9 자주포를 80여발 쏘며 대응했다. 1953년 6·25전쟁 정전협정이 체결된 이후 북한군이 민간 거주지역에까지 무차별적으로 공격한 것은 처음이었다. 당시 해병대원 2명이 전사하고 1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민간인도 2명이 사망하고 3명이 다쳤다.

고 서정우 하사는 마지막 휴가를 위해 부대 밖 선착장에 나갔다가 포격전이 발발해 전투 준비를 위해 부대로 복귀 중에 전사했다. 고 문광욱 일병은 당시 부대에 진입한지 한 달여밖에 되지 않은 신병이었지만 급작스레 발발한 포격전에 전투 준비 중 전사했다. 연평도 포격전 당시 포7중대장으로 직접 전투에 참여했던 김정수 소령(당시 대위)은 이날 두 명의 전투 영웅들을 기리는 회고사를 낭독했다.

김 소령은 “휴가를 떠나던 중 적의 도발에 대응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가장 먼저 부대로 복귀하던 고 서정우 하사와 전투준비를 위해 달려나가던 고 문광욱 일병, 그리고 16명의 부상 장병이 있었다”며 “하늘의 별이 된 두 해병의 영혼은 해병대를 지키는 수호신이 되어 전우들과 후배 해병들을 지켜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화염에 휩싸인 자주포, 방탄모가 불타버린 장병, 유리창이 깨지고 통신선로마저 끊어져버린 현장에서 우리 장병들은 누구보다 의연하고 침착했다”고 덧붙였다. 김 소령이 회고사를 낭독하는 동안 유가족들은 자리에 앉아 소리없이 눈물을 닦았다.


이번 행사는 연평도 포격전 전사자 묘역에 마련된 행사장에서 국민의례 및 묵념, 작전 경과보고, 추모영상 시청, 헌화 및 분향, 정부포상 전도수여, 국방부 장관 추모 및 기념사, 참전용사 회고사, 추모공연, 해병대가 제창 순으로 진행됐다. 지난 국군의 날 기념식 이후 추가로 선정된 전투유공자 9명에 대한 포상 및 표창도 수여됐다.

추모사를 낭독한 서 장관은 “11년 전 오늘, 북한은 휴전 이래 처음으로 민간지역에 기습적인 포격도발을 감행했다”며 “그날 연평도의 모든 해병은 국가와 국민을 지킨 전승의 주역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국가를 위해 헌신하신 모든 분의 명예를 고양하고 예우를 받으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전투영웅들의 국토수호 의지를 이어받아 평화를 만들어나가는 주역이 되겠다”고 말했다.

해병대는 연평도 포격전의 승전을 기리고 두 명의 전투영웅들을 기리기 위해 오는 26일까지를 연평도 포격전 상기기간으로 지정했다. 전 부대 지휘관 주관 특별 정신전력교육, 연평도 포격전 상기 동영상 시청, 사이버 추모관 운영, 서북도서부대 상황조치훈련 등을 실시한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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