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이름을 '남북관계부'로?…이인영 "지혜롭지 못한 생각"

입력 2021-11-24 14:53   수정 2021-11-24 14:57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통일부의 명칭을 ‘남북관계부’로 바꿔야 한다는 진보진영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국의 베이징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으로 인해 종전선언의 성사 여부가 불투명해졌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종전선언은 베이징올림픽을 겨냥해 추진하는 게 아니다”며 반박했다.

이 장관은 24일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통일부의 명칭을 바꿔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통일부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것이 본질적이고 현실적인 측면이 더 많다”고 답했다. 앞서 정세현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당장 실현 불가능한 통일보다는 남북연합 형성을 당면 목표로 설정하고 관련 부처 명칭도 통일부보다는 남북관계부로 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장관은 이에 “통일은 남북 관계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 사회와도 어느 정도 공감을 갖고 같이 풀어나가야 할 문제”라며 “남북관계부라는 명칭은 (통일이) 남북 만의 문제로 비춰질 것도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두 개의 (별도) 국가를 기정사실화하는 듯한 분위기 속에서 이런 경향성을 강화하는 명칭은 지혜롭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베이징올림픽과 종전선언을 연결짓는 시각에 대해서는 “여러 차례 남북이 베이징올림픽에 가기 전에 서로 종전을 이루고 가야되지 않겠냐고 말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베이징올림픽이 평화의 올림픽이 되길 희망한다”면서도 “베이징올림픽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종전선언이 어떻게 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선수단은 파견하되 정부 인사들은 보내지 않겠다는 ‘외교적 보이콧’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며 종전선언 구상에도 차질이 빚어진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을 반박한 것이다.

특히 “꼭 어떤 내용이 담겨야만 종전선언이 되느냐”고 반문한 이 장관은 “대화 교착 상태를 타개하고 비핵화 협상을 촉진시킬 수 있는 유효한 조치로 종전선언이 검토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종전선언이 북한 비핵화 협상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종전선언 입구론’을 강조한 것이다. 이어 “종전선언을 통해 실질적·실용적·지속적 대화를 추동해나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나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한·미 양국 간 종전선언 문안 협의에 대해 “어느 정도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통일을 지향하긴 이미 늦었다’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발언에 대해서는 “대선후보들의 언급에 대해 평가하는 게 조심스럽다”며 “점진적 통일, 준비된 통일 이런것을 하자는 취지로 이해하려 한다”고 말했다. 앞서 앞서 이 후보는 지난 20일 대학생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가 통일을 지향하는 건 이미 늦었다”며 “너무 정치적 접근을 말고 실리적으로 접근하면 좋겠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장관은 내년 설 남북한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그는 “우리 정부의 임기 중 마지막 설이 되는 내년 설에는 대면과 화상 어떤 형식이든 이산가족 상봉이 실현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북측도 보다 전향적인 자세로 우리의 노력에 호응해 나와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이산가족 상봉과 관련해 남북 간 직접적인 대화는 없다”며 “적십자를 통해 (협의가) 진행되는 부분도 지금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 고위당국자는 대북 백신 지원과 관련해서는 “국민 공감대는 어느 정도 있다고 판단한다”며 “북측의 의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국제사회의 백신 지원을 받지 않고 있는데 대해서는 “백신의 수량, 종류에 대한 판단도 작용했을 것”이라며 “200만∼300만 도스 정도는 평양 주민들도 다 맞추기 어려운 만큼 수량이 굉장히 부족하다고 판단하지 않았겠냐”고 말했다. 국제사회가 약속한 지원 물량이 북한 인구에 비해 턱없이 적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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