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이바이오스 "부작용 없는 인공각막 내달 임상"

입력 2021-11-24 18:00   수정 2021-11-25 01:26

8년. 각막 손상으로 시력을 잃는 환자들이 뇌사자의 각막을 기증받기 위해 평균적으로 대기하는 시간이다. 필요한 각막에 비해 기증되는 각막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 기간 환자들은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은 채 생활해야 한다.

기증 각막도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다. 이식 수술 후 환자의 면역체계가 기증 각막을 ‘내 것’이 아니라 ‘남의 것’으로 인식하는 순간 염증을 일으켜 각막이 떨어져 나온다. 한 번 각막이 탈착되면 이 같은 문제가 반복돼 다시는 각막을 이식받을 수 없게 된다. 국내 한 의료기기 벤처기업이 이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인공 각막’을 개발했다. 정도선 티이바이오스 대표(사진)는 24일 기자와 만나 “기증 각막을 대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더 이상 이식이 불가능한 고위험군까지 사용할 수 있는 인공 각막을 2023년까지 상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티이바이오스가 개발한 인공 각막의 경쟁력은 ‘복합 다공성 구조’에서 나온다. 먼저 인공 각막 가장자리에 서로 연결돼 있는 여러 개의 구멍을 통해 길을 낸다. 인공 각막을 이식하면 주변 세포들이 이 구멍을 통해 증식한다. 서로 이어져 있는 길을 통해 세포들이 만나면 인공 각막이 잘 자리잡고 환자의 신체도 인공 각막을 ‘내 것’처럼 인식한다. 면역반응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이다. 기존에 인공 각막 시장을 이끌었던 호주 알파코는 이 같은 구조를 구현하지 못해 결국 10년 만에 판매를 중단했다. 정 대표는 “최근 영장류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6개월간 안구 구조 변화와 염증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기증 각막 이식이 아예 불가능한 고위험군도 수술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근 티이바이오스의 인공 각막을 ‘제12호 혁신의료기기’로 선정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티이바이오스는 먼저 고위험군을 타깃으로 삼은 후 향후 기증 각막이 부족해서 수술받지 못하는 일반 각막 질환자 전체로 대상을 넓힐 계획이다. 정 대표는 “고위험군 대상 인공 각막 시장은 세계적으로 9조원, 전체 시장은 60조원에 달한다”며 “새로운 길을 개척한 만큼 시장은 풍부하다”고 말했다.

임상과 해외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티이바이오스는 다음달부터 인체 대상 임상을 시작해 2023년까지 식약처 허가를 받겠다는 목표다. 정 대표는 “유럽, 중국, 미국 등 해외 시장은 2024년부터 순차적으로 진출할 것”이라며 “서울아산병원, 서울대병원 등과 협력해 인공 각막 전문 연구학회도 만들어 글로벌 각막 ‘원 톱’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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