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 25일 한국경제신문의 암호화폐 투자 뉴스레터 '코알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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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데 당시 필자의 팀장님은 유난히 부동산 투자에 적극적이었다. 아파트포유에 신규 아파트 분양 공고가 뜰 때면 항상 전체 팀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빨리 신청하라고 재촉하시곤 했다. 얼마 전 당시 회사 동료로부터 그분이 퇴사했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서울과 경기도에 보유한 집이 다섯 채라고 한다. 남들이 한창 진급하려고 발버둥을 치는 연말에 유유히 골프를 치러 다닐 그분의 모습을 상상했다.
지난 10월 18일자 CNBC의 기사에 따르면 미국 내 상위 10% 부자가 미국 전체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89%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주식이라는 자산이 그동안 부의 불평등 심화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해왔는지를 바로 보여준다.

미국 전체 가구 중 직, 간접적으로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가구 비율 추이 / 출처: CNBC
미 연준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작년 3월부터 이어진 팬데믹 기간 동안 상위 1% 부자는 주식과 펀드를 통해 총 6조5000억 달러의 부를 축적했지만, 하위 90%의 미국인들은 1조2000억 달러의 부를 벌어들이는 데 그쳤다. 대부분의 미국인은 부자들처럼 주식을 많이 보유하고 있지 않았던 탓에 앉은 자리에서 벼락 거지가 된 것이다.
따라서 지금 사회에 대한 대중의 불만은 선진국보다는 개도국에서, 특히 청년 계층에서 더욱 빠르게 고조되고 있다.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한 젊은이들 사이에는 아무리 노력해도 계층 이동이 어렵다는 인식이 팽배한다. 거기에 청년실업 문제까지 겹쳤다. 우리나라 청년실업률은 10.1%로 전체 실업률 대비 2.8배에 달하는데,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5위 수준이다.
좌절한 청년들이 사회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곳은 바로 인터넷 공간이다. 물론 코로나 때문에 하늘과 바닷길이 막힌 영향도 있겠지만 지난 몇 년간 유튜브, 틱톡, 트위치 등 신흥 SNS가 그토록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엔 현실로부터 도피하고 싶은 젊은이들의 욕구가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특히 게임은 이런 현실로부터 반사 이익을 보고 있는 대표적인 산업이다. 국내 게임사 위메이드의 대표 게임인 미르 4의 경우 의외로 동남아와 남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게임 안에서 벌어들인 흑철이라는 재화를 위믹스 코인으로 교환하여 빗썸 거래소에서 현금화하는 Play to Earn(P2E)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극심한 구직난에 시달리는 이 나라의 청년들에게 미르 4는 단순한 유희가 아니라 유튜브나 트위치 같은 소득 창출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필리핀에는 전문적으로 엑시 스콜라쉽 계정을 운영하는 게이머들이 많다 / 출처: Manilla Bulletin
네이버의 유명 메타버스 게임 제페토에는 게임 내 의상을 만드는 아이템 크리에이터가 존재한다. 현실 세계의 패션 디자이너와 같은 직업이다. 상위권 크리에이터인 렌지의 경우 월 1500만 원 정도 수익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꼭 상위권이 아니더라도 꾸준히 활동하기만 하면 평균 월 300만 원 정도는 번다고 한다.
게임 안에서 버는 돈이라고 무시할만한 수준이 아니다. 시장은 언제나 최선의 답을 찾는다고 했던가? 영원히 사라진 것만 같았던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어쩌면 가상 세계를 통해 다시 연결될지도 모른다.
정부에서 지급하는 청년 수당이나 실업급여는 수입이 없는 사람들에게 사회 안전망을 제공한다는 장점도 있지만 도전의 주기를 인위적으로 늘려 국민의 도전정신을 저해하는 심각한 부작용이 있다. 문제는 이미 우리가 정부에서 주는 공짜 돈에 익숙해져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앞으로도 조금이라도 경제에 문제가 생겨 표심이 떠날 조짐이 보이면 돈을 찍어 뿌려 민심을 달랠 것이다. 그러면 자산 가격은 또 올라가고 빈부격차는 더 벌어진다.
그 때문에 우리는 가상 세계의 새로운 기회들을 잘 이용해야 한다. 그 안에서 새로운 직업을 찾고, 강남 아파트처럼 장기적 부를 축적해줄 자산에 투자하고, 불확실한 미래에 함께 도전할 마음이 맞는 파트너를 찾아야 한다. 멀어지는 계층이동의 사다리를 애써 부정하고 현실에서 도피하는 수단으로 전락한다면 메타버스의 장래는 어두울 것이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의 명언을 되뇌어 보자. "젊은 날의 매력은, 결국 꿈을 위해 무엇을 저지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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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크립토 투자 앱 샌드뱅크(Sandbank)의 공동 창업자 겸 COO이다. 가상자산의 주류 금융시장 편입을 믿고 다양한 가상자산 투자상품을 만들어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샌드뱅크를 만들었다. 국내에 올바르고 성숙한 가상자산 투자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각종 매스컴에 출연하여 지식을 전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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