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5일 "선대위에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합류가 어려울 경우 다른 인사를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추대해도 좋다"고 발언했다.
이 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전화 인터뷰에서 "어쨌든 모든 선거 진행은 후보의 무한 책임하에 진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후보의 선택을 존중한다. 가용한 선수들로 경기를 뛰어야 한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그는 "당대표가 된 이후 이런 시나리오를 별로 기대하지 않았고, 이 같은 상황을 염두에 두고 선거를 준비하지도 않았다"며 "후보와 상의해봐야겠지만, 총괄 없이 출범하면 저와 김병준 위원장이 공동삼임위원장이 된다. 저는 김병준 위원장에게 상당한 영역을 만들어 주고 그분이 주도권을 갖도록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의 요구가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인선은 안 된다는 것이었느냐'는 질문에 이 대표는 "그렇게 사람을 콕 집어서 얘기하기보다는, 선대위를 운영하는 데 있어 여러 지방방송이 나오지 않고 신속히 의사결정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김 전 위원장의 뜻"이라며 "당연한 부분이라 생각하지만 후보의 (인선) 의지가 강했기 때문에 안타깝게 됐다"고 말했다.
'윤석열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의 막판 대타협 가능성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막판이라는 게 오늘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김 전 위원장이 바깥일과 안의 일을 볼 수 있긴 하다. 검증된 지휘관의 조력을 받는 건 언제든 희망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윤 후보가 김 전 위원장을 '그 양반'이라고 지칭한 것에 대해서는 "후보가 상당히 격앙된 상태에서 말한 것 같다"며 "부적절한 표현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망과 관련해 당 공식 논평이 없었던 것에 대해서는 "허은아 수석대변인에게 직접 지시해서 내지 말라고 했다"며 "실질적으로 전두환 전 대통령은 노태우 전 대통령과 다르게 군사 반란 등에 대해 사과하지 않아 평가할 수 없다. 굳이 하자면 우리 사회의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모습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은 전날 저녁 서울의 한 식당에서 긴급 만찬 회동을 했다. 당시 일각에서는 막판 타협이 이뤄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았으나, 선대위 구성 합의는 결국 실패했다.
이날 김 전 위원장은 약 1시간 반에 걸친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지금과 같은 입장을 견지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를 후보한테 했다"며 "후보하고 이견이 생겨서 그런 게 아니고 선대위가 잡음이 생기면 안 된다고 얘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구체적인 말씀을 드리긴 그렇다. 시간이 조금 필요하다"며 "(김 전 위원장이) 어떻게든 잘 되도록 도와주기는 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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