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언급하며…외교부, 국제행사서 이용수 할머니 이름 잘못 통역

입력 2021-11-25 15:13   수정 2021-11-25 20:21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생존자 중심 접근법’을 강조했다. 다만 외교부가 국제행사서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이름을 ‘이용순’으로 통역하며 의미가 반감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 장관은 2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3차 여성과 함께하는 평화 국제회의’에 영상으로 개회사를 보내고 “지난 3월 이용수 할머니를 만나뵐 기회가 있었다”며 “이용수 할머니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들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하고 이러한 참극이 절대로 잊히거나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막중한 책임을 느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장관이 연설 중 언급한 이용수 할머니의 이름은 한국어로 ‘이용순’이라 통역됐다. 이날 외교부가 기자들에게 배포한 장관 개회사의 국문 번역본에서도 이용수 할머니의 이름은 ‘이용순’으로 표기됐다. 위안부 피해자 인권운동에 앞장 서온 이용수 할머니의 이름이 국제행사에서, 그것도 영어 연설을 한국어로 옮기는 과정에서 잘못 표기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외교부는 논란을 의식한듯 이날 행사가 종료된 직후 유튜브에서 실시간을 방송하던 1세션의 영상을 삭제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관련 입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단히 송구한 없었어야 하는 일”이라면서도 “장관의 영어 개회사에선 정확하게 할머니의 존함을 말씀하셨다”며 ‘실무적 실수’라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이날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생존자 중심 접근법’을 강조했다. 정 장관은 “인간의 모든 악행은 그 피해자만이 용서할 수 있고, 그들만이 고통스러운 과거를 극복할 수 있다”며 “생존자 중심 접근법은 생존자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명예와 존엄을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30년 전 고 김학순 할머니가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로서 피해 사실을 최초 증언했다”며 “이 용기 있는 행동이 더 많은 생존자 증언으로 이어졌고 이들을 지지하는 국제 연대를 이끌어냈다”고 덧붙였다.

일본군의 위안부 개입을 부정하는 일본 정부를 직접 겨냥한 듯한 발언도 내놨다. 정 장관은 “가해자가 진실을 부정하고, 심지어 역사를 수정하거나 생존자가 세상을 떠나기를 기다려 부끄러운 행동이 잊히기를 바라는 것은 부도덕한 일”이라며 “이들(위안부 생존자)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하고 이러한 참극이 절대로 잊히거나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막중한 책임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잔혹 행위가 단순히 과거의 먼 기억이 아니라 안타깝게도 지금도 전 세계 곳곳에서 많은 이들에게 발생하고 있는 현실”이라며 군부가 장악한 아프가니스탄과 미얀마에서의 성폭력 현황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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