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으로부터 약 반세기 전, 미국의 과학자 린 마굴리스(Lynn Margulis)는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세포 내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가 오래전에는 독립적인 세균이었다가 다른 미생물과의 공생관계를 통해 현재 존재하는 다세포생물의 근원이 되는 진핵세포로 진화했다는 가설을 펼쳤다. 세포내공생설(endosymbiosis)이라는 이 학설은 지금은 학계에서 정설로 널리 받아들여져 교과서에도 등장하고 있지만 당시로서는 매우 획기적인 가설로, 마굴리스는 이 가설을 펼친 논문을 세상에 알리기까지 무려 10개가 넘는 학술지로부터 게재 거절 결정을 받았다고 한다. 이 이론에 따르면 우리 인간의 모든 세포 내에는 고대 미생물이 함께 거주하고 있다. 특히 미토콘드리아의 역할이 세포호흡을 통한 에너지 생산임을 생각해 보면 미생물이 우리 몸에서 얼마나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학자들은 인간의 건강 및 질병과 관련된 미생물군집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목적의 연구를 다양하게 하고 있다. 2008년 설립되어 2016년 종료된 인간 마이크로바이옴 프로젝트(human microbiome project)에 따르면 인간의 몸에는 500종 이상의 서로 다른 미생물이 존재하며, 그 조합은 개인별 차이가 존재하며 개인의 건강상태와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마이크로바이옴이 자가면역질환과 알레르기, 비만, 당뇨, 우울증, 자폐, 치매 등 다양한 질환의 원인이나 치료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들이 보고되고 있다.
장내 마이크로바이옴과 뇌신경계 질환의 관계를 밝히려는 많은 연구도 진행 중이다. 자폐와 면역세포의 상관관계를 연구하는 허준열 하버드대 교수는 임신한 쥐가 특정 바이러스에 감염된 경우 자손 쥐에게 자폐 증상이 나타나는 현상을 이용, SFB라는 장내 세균이 장에서 염증을 일으키는 특정 T 세포 수를 늘려 자폐 증상을 일으킨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해당 세균을 어미 쥐에게서 제거한 실험군의 경우 실제로 새끼 쥐에게서 자폐 증상이 감소하는 것까지 확인, 마이크로바이옴 분포에 따라 신경계 질환이 유도되거나 없어질 수 있다는 가설을 확립하였다.
또한 최근 서울대와 하버드대의 공동연구 결과에 따르면 특정 필수 아미노산(가지사슬 아미노산)의 양이 생체 내 면역기능을 조절하는 대표적인 세포인 T 세포 수를 조절하게 되는데, 이를 매개하는 대사물질을 마이크로바이옴이 생성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결국 사람이 먹는 음식, 그리고 내 몸속에 존재하는 마이크로바이옴이 나의 건강에 밀접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증명하는 한 예라 할 수 있겠다.
내 몸의 미생물은 패혈증, 장염, 감기 등 다양한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우리에게 꼭 필요한 물질을 생산하여 건강을 유지하고 질병을 예방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과학자들이 질병과 마이크로바이옴의 연관관계를 열심히 연구하는 동안 미생물과의 올바른 공생을 위하여 우리는 최대한 좋은 생활습관과 식습관을 유지하여 건강을 유지하는 것은 어떨까.
2008년 설립되어 2016년도에 종료된 인간 마이크로바이옴 프로젝트(human microbiome project)에 따르면 인간의 몸에는 500 종 이상의 서로 다른 미생물이 존재하며, 그 조합은 개인별 차이가 존재하며 개인의 건강상태와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마이크로바이옴이 자가면역질환이나 알레르기, 비만, 당뇨, 우울증, 자폐, 치매 등의 다양한 질환의 원인이나 치료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속속들이 보고되고 있다.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