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 피하고 백신 무력화 가능성"…각국, 신종 변이 등장에 긴장

입력 2021-11-26 17:19   수정 2021-11-27 00:36

2만9903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리보핵산(RNA)을 구성하는 염기 숫자다. 이 숫자는 바이러스가 복제될 때마다 조금씩 바뀐다. 이를 변이라고 한다. 당연한 생물학적 과정이지만 진화 양상에 따라 인류엔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각국이 신종 변이 바이러스 등장에 긴장하는 이유다.

26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보건부 등에 따르면 ‘뉴’ 변이는 RNA 설계도의 58군데가 초기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달랐다. 35개 변이는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투할 때 쓰는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드는 곳에 집중됐다. 케빈 매카시 미국 피츠버그대 교수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러스 진화의 티핑포인트(급격한 변화점)에 가까워졌다”며 “면역을 피하고 백신 효과를 떨어뜨리는 방향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뉴 변이는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중화항체 설계 부분이 19군데 바뀌었다. 항체치료제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복제력과 치사율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진 변이도 다수 포함됐다. 새 변이가 나오면 기존 코로나19 검사법으론 환자를 찾아내지 못할 수도 있다. 몸속 바이러스 유전자를 토대로 확진 여부를 판가름하고 있어서다. 다행히 뉴 변이 환자는 기존 검사법으로 식별할 수 있다는 게 남아공 측의 설명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알파 델타 등 12개를 관심·우려 변이로 분류했다. 올해 초 콜롬비아에서 등장한 뮤 변이가 마지막이다. 영국과 인도에서 각각 처음 나온 알파와 델타 이후 우세종으로 번진 것은 없다. 하지만 백신 접종이 변이 출현 속도를 높일 것이란 우려도 있다. 데이터분석회사 엔퍼런스의 벤키 순다라라잔 수석과학자는 “백신 접종이 바이러스를 유전적으로 막다른 골목에 몰아넣어 면역을 피하는 회피 변이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백신이 꼭 필요하지만 접종자가 늘면 변이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미다.

델타 이후 다른 변이가 퍼지긴 힘들 것이란 전망도 있다. 델타의 전파력이 높아 다른 변이가 이를 뛰어넘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프랑수아 발루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유전학연구소장은 “전파력이 계속 커지는 대신 10년에 걸쳐 면역체계를 우회하는 느린 진화 패턴에 들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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