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체불가능토큰(NFT)으로 돈이 몰려들면서 국내 핀테크업계에서도 제2의 오픈시(세계 최대 NFT거래소)를 꿈꾸는 업체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누구나 NFT를 제작하고 저렴한 가격에 사들일 수 있는 오픈마켓 형태의 NFT거래소에 사용자가 유입되며 활기를 띠고 있다는 분석이다. NFT 아이템을 기획하는 NFT 레이블에선 이색 아이템이 끊임없이 시도되며 ‘NFT 아이템의 보고’가 되고 있다. 대형 업체는 증시 상장을 준비하고, 중소형사들은 벤처캐피털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작지만 강한’ 중소형사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14년 창업한 코인플러그가 대표적이다. 코인플러그는 12월 7일 NFT거래소인 메타파이를 누구나 NFT를 발행할 수 있는 형태로 재오픈할 예정이다. 작가, 엔터테인먼트와 기획한 NFT도 무료로 배포하기로 했다. 변준환 이사는 “NFT를 갖고 있다는 게 어떤 경험인지를 제공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아직 NFT를 접해보지 않은 일반인이 NFT의 효용성을 알 수 있게 코인플러그가 부담하면서 무료로 NFT를 나눠주겠다는 의미다.
코인플러그는 개발자만 100명을 거느려 그라운드X에 못지않은 규모를 갖췄다. 코인플러그가 보유한 블록체인 특허만 330여 개다. 코인플러그는 시리즈C를 건너뛰고 코스닥시장에 직행하기 위해 NH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한 상태다. 내년 말 또는 2023년 초에 상장 심사를 신청할 전망이다.
엔씨소프트, 위메이드 등 게임 아이템과 캐릭터의 NFT화에 관심이 많은 게임사들도 코인플러그를 찾고 있다. 변 이사는 “A게임에서 B게임으로 갈아 타려고 할 때 A게임의 아이템과 캐릭터에 투자했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게 항상 아쉬운 부분”이라며 “A게임의 아이템과 캐릭터를 게임 속 화폐로 바꿔 B게임으로 갈아탈 때 B게임의 캐릭터나 아이템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CCV라는 NFT플랫폼을 운영하는 블로코는 이색 기획이 많은 NFT거래소로 꼽힌다. 블로코는 지난 8월 CCCV에서 500명을 대상으로 화가들이 초상화를 그려주는 이용권을 판매했다. 아직 데뷔하지 못한 무명 작가들의 작품도 5만~10만원대 가격으로 매일 올라온다. 김종환 블로코 대표는 “거래되는 NFT의 가격이 낮다는 것은 NFT가 대중화하고 있다는 뜻”이라며 “예술품뿐 아니라 디지털화가 가능한 모든 콘텐츠를 NFT화해서 거래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블로코는 삼성벤처투자 등에서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한 후 기술평가를 진행 중이다.
네이버 계열 벤처캐피털(VC)인 스프링캠프로부터 올 5월 투자를 유치해 창업에 성공한 미르니는 ‘한국의 오픈시’가 목표다. 미르니는 출범 6개월 만에 1만3000명에 달하는 사용자를 끌어들였다. 해외 NFT거래소를 이용하던 사람들이 미르니로 집중 유입됐다는 게 미르니의 설명이다. 미르니는 크립토키니와 엑시인피니티, 크립토펑크 등 이더리움에 기반한 유명 NFT를 세계에서 통용되는 이더리움, 솔라나, 샌드박스 등으로 거래할 수 있는 NFT거래소를 갖췄다. 양영석 미르니 대표는 “해외에서 자기 브랜드를 쌓고 싶어 하는 작가와 아티스트가 많다”며 “해외로 나가면 국내 암호화폐에 대한 인지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충분히 ‘중립성’을 갖춘 NFT거래소들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르니는 조만간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요건인 개인정보보호인증체계(ISMS) 인증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신청할 예정이다. 내년 중반께에는 ISMS를 취득한다는 계획이다.
업비트NFT에 NFT를 공급하는 미술품 경매회사 서울옥션블루의 XX블루 역시 아트네틱처럼 NFT 콘텐츠를 기획하고 판매하는 업체다. XX블루는 유명 아티스트인 김선우 작가와 협업해 디지털아트를 업비트NFT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박진우/빈난새 기자 jwp@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