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호사협회 "이재명 살인범 변호 비난, 기본권 침해 우려"

입력 2021-12-01 13:39   수정 2021-12-01 13:4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과거 변호사 시절 살인을 저지른 조카를 변호한 것을 두고 야권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한변호사협회(이하 변협)은 1일 "변호사의 변론권 및 변호사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과도한 논란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종엽 변협 협회장은 이날 논평을 통해 "변협은 특정 대선후보가 살인범을 변호했다는 이유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변호사는 형사소추를 당한 피의자 등이 아무리 흉악한 범죄를 저지른 자라 하더라도 피의자 등에게 억울함이 없도록 변론을 해야 하는 직업적 사명이 있으며, 헌법은 흉악범도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 기본권을 보장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는 국가가 형벌권을 행사함에 있어서 수사기관이 가지는 지위와 대등한 위치를 피의자 등에게 보장함으로써 형사소추를 당한 자에게 신체의 자유를 보장함에 그 목적이 있다"며 "이는 국민의 기본권을 수호하고 확장하는 데에 가장 핵심규정으로서 모든 국민에게 예외 없이 보장돼야 하는 기본권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대한변호사협회가 종래부터 강조했듯이 만일 변호인이 흉악범을 변론했다는 이유만으로 비난을 받게 된다면, 이는 국가권력에 대해 헌법상 보장된 피고인의 방어권을 무력화시키는 것이 될 수 있다"며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에 대한 부당한 침해가 관습적으로 자리 잡게 돼 자칫 사법제도의 근간을 무너뜨리고 법치주의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협회장은 "변호인은 법의 원칙에 따라 최선을 다해 단 한 명의 피고인이라도 억울함이 없도록 변론을 해야 한다"며 "따라서 변호사들이 사회적 시선과 여론의 압박 때문에 의뢰인을 가리게 되면 헌법이 보장하는 재판받을 권리 등 국민 기본권이 심각하게 침해당할 수 있으며, 이는 '당사자 평등의 원칙'과 '무기 대등의 원칙'을 보장하는 근대 법치주의 정신과 우리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변호사 제도의 도입 취지에도 어긋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이유로 변호사가 사회적 지탄을 받는 강력범죄자를 변호한 활동 자체를 이유로 윤리적으로 또는 사회적으로 폄훼하거나 인신 공격적 비난에 나아가는 것은 헌법 정신과 제도적 장치의 취지에 기본적으로 반하는 것으로 지극히 부당하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최근 국민의힘은 이 후보의 과거 조카의 살인사건 변호를 두고 맹렬히 비난하고 있다. 국민의힘 중앙여성위원회 및 17개 시·도여성위원회는 지난달 29일 국회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잔혹 살인범을 심신미약으로 변론한 이재명 후보는 즉각 후보직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여성위는 "대한민국은 범죄자도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고 변호사는 파렴치한 사기꾼이나 잔학무도한 살인자 모두 변호할 수 있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할 중요한 사실은 교제하던 여성과 가족을 무참히 살해한 살인자를 변호했던 변호사 이재명이 2021년 현재 여당의 대통령 후보가 됐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기현 공동선대위원장도 이날 "이 후보는 피해자의 고통과 인권을 무시한 변론을 했다"며 "인권변호사란 타이틀 역시 이 후보의 많은 가명 중 하나였음을 알 수 있게 됐다"고 했다.

한편 이 후보는 이달 26일 페이스북을 통해 "다시 한번 피해자 가족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게시했다. 그는 "어떤 말로 피해자 가족들의 상처를 형용할 수 있겠나. 정말 가슴이 아프다"며 "흉악범죄로 인한 고통의 크기가 헤아릴 수 없음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피해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제가 해야 할 일일 것"이라며 "평생을 두고 갚아나가는 마음으로 주어진 역할에 매진하겠다"고 덧붙였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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